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현대기아차는 이런 일말의 위험성에 전혀 무감각이다. 하이브리드 또는 전기차는 일반적인 생활 또는 예상치 못한 충돌사고에 대비해 1·2차에 이르는 안전장비를 마련한다. 정면과 후면, 측면과 전측면 충돌에도 안전하다. 나아가 전복사고까지 감안해 갖가지 안전장비를 둘러 철옹성을 이룬다.
구조는 이렇다. 먼저 충돌사고가 감지되면 차는 곧바로 배터리 단자를 끊어버린다. 2차적인 감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이렇듯 여러 단계의 안전 대비책을 갖췄지만 혹시 모를 또 사고에 대비해 최근 국산·수입차 업체들은 소방관들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충돌사고 때 차체를 절단해 피해자를 구조하는 경우 주의해야할 점 등이 포함돼 있다.
선봉은 한국토요타자동차였다. 하이브리드를 앞세워 친환경 전략을 펼쳐온 도요타는 소방대원을 대상으로 ‘충돌사고 때 유의할 점’ 등을 주제로 안전교육을 2007년부터 시작했다. 국내에서 처음이었다. 친환경차를 판매하는 한국법인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다. 물론 이제껏 하이브리드로 인한 감전 피해는 단 한 건도 없었다. 그래서 한국토요타의 안전교육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내년에 SM3 전기차를 선보일 르노삼성 역시 마찬가지다. 출시 이전부터 소방관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충남 천안에 자리한 중앙소방학교를 직접 찾아가 전기차의 구조와 안전구조요령 등을 직접 강의하고 나섰다. 이 자리에는 르노삼성의 전기차 전문가가 직접 나서기도 했다.
이러한 안전교육은 어디까지나 예방차원이다. 하이브리드나 전기차가 쓰는 고압전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안전하다. 어떤 경우라도 승객에게 피해가 없도록 갖가지 안전장비가 겹겹이 늘어서 있다. 그래도 안전교육은 꼬박 실시한다. 자동차 회사로서의 사회적 책임이기도 하다.
반면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기아차는 안전교육에 전혀 관심이 없다. “우리 차는 그런 교육이 필요없다”는 식이다. 기아차 상품기획실 임원은 K5 하이브리드 출시 회견장에서 소방관 안전교육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콧방귀’를 뀌며 답변에 나서 여론의 몰매를 맞기도 했다. 그만큼 안전교육에는 관심이 없다는 말이다.
도요타는 분명 현대·기아차보다 하이브리드 기술에 있어서 선두다. 도요타가 차를 못 만들어서 소방관 안전교육에 나서는 것은 결코 아니다. 르노삼성 역시 시간과 돈이 남아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아니다. 현대·기아차의 의식변화를 기대하는 여론도 지배적이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5위 수준에 오르며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다만 지금 건너고 있는 다리가 돌다리인지 반드시 두들겨 보길 바라는 시각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