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8월말 국내 우량 중견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직접 조사한 결과, 이들 업체의 대졸 신입사원 평균 연봉은 3154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지난 3일 발표한 매출 500대 대기업 대졸 신입사원 평균 연봉 3581만원의 9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중소기업 평균 연봉인 2254만원과 비교해서는 약 1.4배가 높다. 대기업 못지 않은 연봉을 지급한 중견기업이 다수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업종별로는 석유·화학업종의 평균연봉이 3405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전체 조사대상 기업의 평균연봉보다 251만원이 더 많았다. 다음으로는 △목재·종이·인쇄(3338만원) △비금속·금속제품(3183만원) △운송장비(3181만원) △비제조(3112만원) △기계·전기·전자(3052만원) △식음료·담배(3036만원) 순이었다.
특히 이번에 조사된 연봉은 지난 1월 중견련이 조사발표한 중견기업 100개사의 평균 신입 초봉인 3075만원보다 79만원 늘어난 수치다. 최근 7개월새 2.6%나 증가한 셈이다.
4000만원 이상의 고액연봉을 주고 있는 기업도 적지 않았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나이스신용평가정보, 마이스터, 삼안, 셀트리온, 에어프로덕츠코리아, 한라산업개발 등 14곳에 달했다. 역시 1월 조사 때 3곳에 불과한 데 비하면 괄목할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들 업체를 포함해 3500만원 이상을 지급하는 중견기업도 동서식품, 성신양회, 신도리코, 광동제약 등 총 59개사로 나타났다.
유영식 중견련 이사는 “설문조사를 통해 대다수의 구직자가 중견기업에 대한 막연한 선입견과 정보 부족으로 대기업만을 바라보지만 알고 보면 대기업 못지않은 중견기업이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대다수 취업준비생들이 대기업 외에도 연봉을 비롯해 좋은 조건의 일자리가 많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구직자들이 이름만 보고 대기업을 지원하는 성향도 중견기업의 인력난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중견기업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보니 근무환경과 연봉조건이 좋더라도 경력을 쌓아 대기업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다”며 “인력수급 불균형 현상을 해소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실효성 있는 우수인재 확보 유인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