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사죄 요구에 대한 일본의 보복이 도를 넘어섰다.
총리를 비롯해 국회가 거친 언사를 쏟아내고, 한국 국채 매입 유보라는 경제보복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노다 요시히코 총리는 24일 오후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독도 문제와 관련, “한국에 의해 불법점거돼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해서도 “불법적으로 상륙했다”고 비난했다.
2009년 민주당 정권 출범 이후 총리가 독도를 한국이 불법점거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은 처음이다.
한국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자신의 친서를 반송한 데 대해서는 “우편으로 반송된 것은 참으로 유감스럽다”면서 “항의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겐바 고이치로 외무상은 한국의 친서 반송에 대해 “신각수 주일 한국대사를 불러 항의하겠다”고 했다.
그는 “친서 송부를 놓고 더 이상 주고받기를 계속하는 것은 일본의 외교 품격을 고려할 때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친서를 한국에 다시 보내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중의원(하원)은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사죄 발언에 항의하는 결의문을 찬성 다수로 채택했다.
결의문은 민주·자민·다함께당이 이날 오전 공동으로 제출했고, 공명당과 국민생활제일당도 찬성했다. 공산당과 사민당 등은 반대했다.
일본 국회가 독도 관련 결의를 한 것은 1953년 이승만 라인의 설정과 관련, ‘일한 문제해결 촉진 결의’ 이후 59년 만이다.
중의원은 결의문에서 “한국이 일본의 고유영토인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시설 구축을 강행해왔다”고 비난하고 “조속히 불법 점거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또 “(일본 정부는) 단호한 결의를 갖고 한국 정부에 대해 의연한 태도를 취하고, 독도 문제에 대해 효과적인 정책을 입안해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결의문은 이 대통령의 일왕 사죄 발언과 관련, “우호국의 국가 원수가 행한 발언으로서 매우 무례한 발언임으로 결단코 용인할 수 없다”면서 철회를 요구했다.
한편 아즈미 준 재무상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5월 합의한 한국 국채 매입 계획에 대해 “상황을 주시하겠다”고 말해 유보 방침을 표명했다.
한국 중국 일본은 지난 5월 제12차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역내 자본 흐름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국채투자 프레임워크를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연내 한국 국채를 매입하기로 했었다.
일본 정부는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한국의 국채를 수백억엔(수천억원)어치를 매입할 방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