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9일(현지시간) 지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1.8%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1.7%를 소폭 웃돌았으나 지난 2010년 1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다시 1%대에 접어든 것이다.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중국의 경기둔화가 가속화하고 지난해 7월 CPI 상승률이 6.5%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와 최근 유가 안정이 인플레이션 억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자물가 선행지표인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지난달에 전년보다 2.9% 하락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 낮아질 것임을 시사했다.
롄핑 교통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3분기에 특별한 이슈가 터지지 않는다면 CPI 상승률은 2% 내외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면서 중국 정부는 하반기에 경기부양 행보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달 25일 영업세와 증치세(부가가치세) 통합 시범지역을 종전 상하이에서 베이징시를 포함한 10개 지역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중복과세를 피하고 기업과 개인의 세금 부담을 덜어 투자와 소비를 촉진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은 지난달 말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를 열어 경제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경제 정책은 원자바오 총리 소관이기 때문에 후 주석이 경제 문제를 직접 챙긴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경기둔화를 심각하게 본다는 방증이다.
씨티그룹의 딩슈앙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하락은 추가 경기부양책 여지를 준다”면서 “인민은행이 이달 은행 지급준비율(지준율)을 50bp(bp=0.01%) 인하하고 오는 11월에 올 들어 네번째 지준율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기준금리 25bp 추가 인하 가능성도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