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연예인 자살 공화국'

입력 2012-08-03 16:42 수정 2012-08-0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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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함 속 남모를 고통…정신건강 관리대책 시급

최근 들어 연예인들의 자살이 빈발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시청자의 사랑을 받은 중견 탤런트 남윤정씨(58)가 1일 서울 여의도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큰 충격을 줬다. 남씨의 자살은 지난 6월12일 26세의 신인 탤런트 정아율의 자살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발생한 것이어서 더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들어 최진실을 비롯한 스타에서 신인 연기자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연예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지난 1996년 가수 서지원(20)이 자살한데 이어 가객, 김광석(31)이 자살해 대중과 연예계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잠잠하던 연예인 자살은 사건은 지난 2005년 2월 22일 스타 이은주(25)씨가 “살아도 사는 게 아니야”라는 메모를 남긴 채 자살한 이후 연예인들의 충격적인 자살 사건이 계속 이어졌다. 가수 유니, 연기자 안재환, 최진실, 정다빈, 최진영, 박용하, 장자연, 유주, 한채원, 박혜상 등 수많은 연예인들의 자살 사건이 이어진 것이다.

빈발하고 있는 연예인들의 자살의 원인은 사업실패, 가정불화, 생활고, 우울증 등 개인적인 문제에서부터 이미지와 실제의 간극에서 오는 고통, 악성루머와 사이버테러, 인기의 추락에 따른 스타성와 상품성의 하락, 연예계 비리 등 대중문화 시장과 연예계 구조, 그리고 연예기획사 등 스타시스템의 문제 등 구조적인 부분과 연예계의 특수성 등 다양하다.

중견 연기자 최불암은 “연예계는 대중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에서부터 인기의 부침에 따른 위상과 수입의 변화에 이르기까지 대중이 알기 어려운 많은 어려움과 고통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계속 이어지고 있는 연예인의 자살사건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일거수일투족이 대중의 관심의 대상인 연예인의 자살은 모방 자살을 초래하는 등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최진실이 자살한 2008년 10월2일 이후 자살자가 예년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10월 자살자는 1천793명으로 9월 1천83명에 비해 한 달 사이에 무려 710명(65.6%)이나 증가했고 이는 2007년 10월(967명)과 비교해서도 85.4% 늘어난 것이다.

올초‘연예인 자살이 모방자살 시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한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신상도교수는 “나쁜 일이라도 동질감을 느끼고 싶은 대상이 하면 받아들이기 쉬운 심리가 있다. 연예인을 비롯한 유명인이 자살하면 일반인이 자살에 대해 갖고 있는 심리적인 문턱도 낮아진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연예인의 자살문제를 해결하려면 연예기획사의 소속 연예인에 대한 체계적인 건강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서부터 어려움과 고통 등을 상담할 수 있는 인적 관계 만들기, 대중의 시선에 구애받지 말고 우울증 등이 있으면 즉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연예인의 자세 정립에 이르기 다양한 대책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자살을 소재로 한 소설‘오늘예보’를 발표한 스타 차인표는 “인간의 삶의 메뉴에 여러 가지가 있지만 자살은 포함돼 있지 않다. 자살은 결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단하나, 세상을 끝까지 살아 내는 것, 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생명을 계속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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