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기업공개(IPO) 사태가 미국 펀드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와 모건스탠리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오펜하이머펀드 등 160여 대형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난 5월에 페이스북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펀드분석기관 모닝스타의 보고서를 인용,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펀드는 일반적으로 배당률이 높은 주식 또는 저평가된 주식을 매입했으며 페이스북을 편입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WSJ는 전했다.
페이스북 주식을 매입했던 펀드 중의 55%가 미국의 퇴직연금인 401(k) 등의 연금 운용펀드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페이스북 주식 매입은 펀드매니저들에게 주어진 재량권이 상당히 넓고 이들도 주식 매입 시 군중심리에 휩싸이기 쉽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고 풀이했다.
이스트그리니치의 제프 봅로프 뮤추얼펀드 컨설턴트는 “설사 페이스북을 직접 매입하지 않은 펀드라 하더라도 이미 여러 개의 뮤추얼펀드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페이스북 주식을 보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펀드업체만이 월별로 포트폴리오 변동상황을 공개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펀드업체들이 페이스북 주식을 사들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WSJ는 전했다.
페이스북 IPO 주간사였던 모건스탠리 펀드들이 상대적으로 포트폴리오에서 페이스북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건스탠리포커스그로우스펀드는 지난 5월말 기준 포트폴리오에서 페이스북 비중이 6.5%에 달했다.
모컨스탠리는 최소 7개 펀드가 페이스북 비중이 5%를 넘었다고 WSJ는 전했다.
페이스북이 저평가된 가치주나 배당을 지불하는 배당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가치주펀드와 배당주펀드들이 페이스북에 투자한 것도 문제의 소지다.
JP모건체이스의 인트레피드밸류펀드가 지난 5월에 페이스북 주식을 3만8300주, 프린스펄라지캡밸류펀드가 약 12만4000주를 각각 매입했다.
롭 무디 컴패스어드바이저스 금융플래너는 “페이스북 주식은 가치주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가치주펀드들이 이 주식을 어떻게 매입할 수 있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배당주 중심의 피델리티디비던드그로우스펀드도 16만7400주를 사들였다.
페이스북은 지난 6일 종가가 31.73달러로 IPO 당시 공모가인 38달러를 훨씬 밑돌고 있는 상태다.
회사 주가가 공모가 수준으로 오르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이 펀드 투자로 입은 손실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