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도요타자동차의 주요 부품공급업체로 구성된 ‘교호카이(協豊會)’에 가입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교호카이의 혼다 나카지 대변인은 “포스코의 일본 판매법인인 포스코재팬이 지난 4월 열린 교호카이 총회에서 일본 2사와 함께 신규 가입을 허락받았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도요타의 교호카이에 가입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일단 가입되면 탈퇴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교호카이는 덴소 아이싱세이키 등 222개 주요 1차 하청업체로 구성, 도요타 서플라이체인(공급망) 피라미드의 최고봉을 형성한다.
일본에서는 신일본제철 JFE스틸, 스미토모금속공업, 고베제강소 등 대형 철강사들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으며,
해외에서는 독일 보쉬가, 한국에서는 포스코가 처음이다.
도요타는 2003년부터 태국과 인도네시아 공장용 부품을 포스코에서 조달해왔다.
2009년에는 포스코에서 일본 국내 공장용 철강도 처음으로 구입하는 등 관계를 구축해왔다.
포스코는 이번 교호카이 가입으로 도요타라는 큰 고객을 확보하게 됐다.
도요타는 원화 약세 덕을 보고 있는 포스코에서 강판 수입을 늘림으로써 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엔화 가치는 원화에 대해 2007년을 경계로 상승세로 전환, 지금까지 2배 가까이 뛰었다.
6월 중순 이후는 엔당 14원대 중반에 거래되고 있다.
자동차 시장 조사업체인 카노라마의 미야오 다케시 애널리스트는 “엔고로 인해 도요타는 기존 서플라이체인을 쇄신해 부품 조달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거래 개시가 첫 걸음이라고 치면 교호카이 가입은 품질이나 납기 등의 수준에 대해 도요타로부터 보증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장기 계약도 따기 쉬워져 수주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요타는 2008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자동차 판매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한 후 3년간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다이하쓰공업·히노자동차를 포함한 그룹 전체의 세계 판매는 795만대로 GM(903만대), 독일 폴크스바겐(816만대)에 따라잡혔다.
삼성증권의 크리스 김 애널리스트는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 3대 자동차 업체는 연간 1300만t 이상의 강판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포스코에게는 성장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카노라마의 미야오 애널리스트는 “포스코를 계기로 향후 다른 한국 부품업체도 교호카이에 가입하는 사례가 증가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포스코는 향후 일본 철강업계로부터 강한 견제를 받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통신은 원화 약세의 수혜를 입고 있는 포스코와 도요타의 관계가 강화함에 따라 신일본제철이나 JFE홀딩스 등 일본 철강업계에 역풍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야오 애널리스트는 “포스코가 도요타와 거래관계를 강화하면 신일본제철 등 일본 기업에는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신일본제철은 지난 4월 제휴관계에 있는 포스코를 도쿄지방법원에 제소했다.
변압기 등에 사용되는 방향성 전자강판의 제조 기술을 불법으로 취득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신일본제철은 부정경쟁방지법에 근거해 1000억엔의 손해 배상과 고성능 강판의 판매 금지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