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완판’스타]"내가 입은 옷 벌써 동났다고…나 ‘완판녀’야!"

입력 2012-06-22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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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판녀란 말이 있다. 우선 개념부터 알아보자. 스타들로 한정해서 그들이 출연하는 드라마나 연극 등 여러 미디어 관련 매체에 선보인 옷이 시장에서 완전히 다 팔리는 것을 의미한다. ‘완판’이란 단어와 여성 스타의 ‘녀’(女)가 합쳐진 일종의 신조어다. 이 같은 개념은 옷에만 한정되지는 않는다. 무엇이든 착용하고 나오면 매진을 시켜버리는 일종의 스타 파워로 그 뜻이 변하기도 한다. 때문에 일부 스타들에게는 일종의 ‘명예’로 불리기도 한다.

스타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연예 기사의 핵심이자 대중들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른 최근에는 일상생활에서 착용한 옷이나 액세서리, 화장품 등도 같은 범주에 들어간다. 같은 디자인의 브랜드와 제품을 구입하면서 해당 스타에 대한 동경과 일종의 대리만족감을 느끼기 위한 자기 최면의 성격도 강하다고 볼 수 있다.

대중들이 꼽는 완판 스타의 최고봉은 누가뭐라 해도 김남주가 대세다. 이른바 패셔니스타로 꼽히는 연예인들도 김남주의 ‘완판’ 능력에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김남주 구두, 김남주 가방, 김남주 재킷 등 김남주의 패션 연관 검색어는 나열하기 입이 아픈 수준이다. 드라마는 물론 시사회, 브랜드 론칭 행사 등 그의 동선마다 쏟아져 나오는 ‘핫’ 아이템들을 위해 많은 여성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지갑을 열고 있다.

가요계의 최고 스타는 단연 걸그룹이 대세다. 그 가운데서도 소녀시대의 파워는 독보적이란 단어가 무색할 정도다. 2009년 전 세계를 ‘지’(GEE) 열풍으로 몰아넣은 소녀시대. 당시 9명의 소녀가 입고 나온 총 천연색의 스키니진은 대한민국을 물들이며 그 파워를 입증시켰다. 일부 액세서리의 경우 소녀시대 멤버가 착용하고 방송에 출연하면 다음 날 시장에서 동이 나기 일쑤였다. 실제 해당 브랜드 관계자는 100% 물량 소진은 물론 브랜드 홍보 효과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고 귀띔한다. 실로 ‘소녀시대 파워’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스크린이라고 예외는 없다. 가요 방송 영화 세 분야의 신인상을 휩쓴 대한민국 유일의 연예인으로 등극한 걸그룹 미쓰에이 멤버 수지를 보면 ‘완판’의 또 다른 얼굴이 나온다. 그가 출연해 한국 멜로영화 역사상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건축학개론’. 영화 속에서 수지가 들고 나온 투박한 느낌의 CD플레이어가 다시금 시장에 등장한 것은 ‘완판’의 개념으로도 설명하기 힘든 기현상이었다. 가요계조차 CD가 아닌 음원 출시로 전략을 선회했고, 스마트폰으로 음악 감상까지 하는 최근 트랜드에서 휴대조차 쉽지 않은 CD플레이어의 인기는 분명 기현상이었다.

그 뿐인가. 최근 방송을 시작한 한 드라마에서 수지가 머리에 두르고 나온 머리띠는 ‘수지 머리띠’라 불리며 더운 여름날 길거리 패션의 최고 아이템으로 등극한 상태다. 엑세서리 전문점에서 어렵지 않게 ‘수지 머리띠’라고 쓰인 홍보 문구를 볼 수 있다. 물론 구입하기도 쉽지 않다. 조금만 늦장을 부려도 이미 물량이 떨어져 해당 매장 점원으로부터 ‘죄송하다’는 말만 듣게 될 뿐이다.

이렇게 각 분야별 완판의 개념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점도 엿볼 수 있게 된다. 대중들이 느끼는 일종의 착각이다. 패셔니스타로 불리는 ‘완판 스타’들의 아이템을 일종의 ‘핫 아이템’으로 맹신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런 점을 노린 업계의 전략적 마케팅으로 ‘완판’의 개념을 이해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이유가 어찌됐든 대중들은 유명인의 자연스런 노출과 그 노출 속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아이템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고 자신이 선호하는 스타와의 동질감을 찾으며 자기만족을 꾀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완판’은 끊을 수 없는 일종의 새로운 마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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