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뉴스는 "초기 신석기 시대인 약 7천년 전 유럽의 농경 사회에서 '가진 자'가 좋은 땅을 차지하고 대대손손 물려 줌으로써 불평등이 대물림되기 시작했음을 시사하는 증거들이 발견됐다"고 연구보고서를 인용해 29일 보도했다.
영국 카디프 대학의 앨러스데어 휘틀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진은 중부 유럽 지역에서 발굴된 신석기 시대 유골 300여 구를 분석해 자귀(나무를 깎거나 다듬는 연장)와 함께 매장된 농부들과 그렇지 않은 농부들에게서 불평등의 증거를 발견했다고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출신 지역을 밝혀주는 치아 속 스트론튬 동위원소 분석 결과 돌 자귀와 함께 묻힌 농부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동위원소의 다양성이 적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자귀를 가진 사람들이 가까운 토지에서 자란 농작물을 먹고 산 반면 자귀가 없는 사람들은 먼 곳까지 다니며 농사를 지어야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우리의 연구 결과와 고고학적 연구들을 종합해 보면 신석기 초기 오늘날 독일 지역의 농민들은 토지 사용권 제도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 후기 선사시대의 매장 및 물질 문화에서 불평등과 세대간의 부(富) 이전 증거가 강력하게 나타나긴 하지만 우리의 연구는 차등적인 토지 접근권의 기원이 이보다 이른 신석기 초기로 거슬러 올라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신석기 시대 유럽에 토지와 가축 등 자산의 대물림 제도가 도입됐고 이와 함께 부의 불평등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두말할 것도 없이 이후 청동기와 철기, 산업시대를 거치면서 부의 불평등 현상은 심화됐지만 불평등의 `씨앗'이 뿌려진 것은 신석기 시대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