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부동산 거품 붕괴와 함께 부의 가치가 추락하는 등 미국 부동산 위기의 전철을 밟고 있다고 CNN머니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부동산 가격은 2000년대 들어 급등세를 나타냈으나 최근 건설업자들의 재고를 털기 위한 할인 판매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얼어 붙은 상태라고 CNN머니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부동산시장의 거품 붕괴로 공황까지 가지는 않겠지만 상당한 타격을 입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동산 산업이 중국 경제의 최대 70~80%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경착륙 우려도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국은 1990년대 후반에야 주택 소유를 허용하는 등 관계 당국의 정책 경험이 부족하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글로벌 경제가 휘청이면서 중국은 공격적인 경기부양에 나섰고 이는 2010년까지 3년간 부동산 가격이 50% 급등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중국인들이 주택을 사들이는데 급급해 임대 등의 재테크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부담이다.
패트릭 초바네크 칭화대 교수는 “중국인들은 미국과 달리 아파트를 매입하기만 하고 임대를 하지 않는다”면서 “이들은 현금을 투자하고 가격 상승을 노리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중국에서 투자 목적으로 사들인 주택 중 1000만~6500만채가 비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가격 하락과 공실률 상승에도 불구하고 당국의 경기부양 기대감에 따라 건설업계가 건축을 지속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니콜라스 라르디 PGPI 선임 연구원은 “지난 1분기 주택 판매는 전년 대비 20% 급감했다”고 밝혔다.
건설업계는 분양가격을 40%나 할인하는 강수를 두고 있지만 매매는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인의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32%인 반면 중국인은 40%에 달한다.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경우 그만큼 상황이 심각해질 수 있는 셈이다.
수잔 와쳐 펜실베니아대학 와튼스쿨 교수는 “중국에서는 전통적인 부동산 거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1990년대 초 미국에서 경험한 수급불균형 모델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부동산 위기가 우려만큼 심각하지는 않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매매 가격의 80~90%를 대출에 의존했던 미국과 달리 중국의 대출 비율은 주택가치의 절반을 넘지 않기 때문이다.
낙관론자들은 중국에서 대출액이 주택가치를 넘어서는 이른바 ‘깡통주택’이 넘쳐나는 사태는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