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바다가 길을 열었습니다

입력 2012-03-16 08:42 수정 2012-03-16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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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 맞으러 찾아간 무창포의 3월, 저 앞 석대도까지 1.5km S자 곡선

▲썰물이 빠져나간 무창포 해안가에 석대도까지 1.5km에 달하는 신비의 바닷길이 열렸다.

봄이 되니, 바다가 길을 열어주었다.

나는 그렇게 너에게로 간다.

▲바닷길이 열리자 관광객들이 무창포 해안에서 석대도까지 줄지어 걸어가고 있다.

주말을 맞아 봄을 맞으러 나간 무창포의 바람은 매서웠다. 턱밑까지 찾아온 봄은 북쪽에서 내려온 매서운 바람에 잠시 주춤했다. 사람들로 가득한 봄 바다를 기대했으나 파도가 거친 바다에는 오로지 갈매기만이 갯벌 속 풍부한 먹거리를 즐기고 있었다.

그러나 매서운 바람도 바다가 열어주는 길을 보려는 사람들의 바램을 무시하지는 못했다. 서서히 물이 빠지기 시작한 무창포해수욕장과 석대도 사이의 1.5km에 이르는 'S'자 모양의 바닷길이 열리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들었다.

▲바닷길이 열리자 관광객들이 무창포 해안에서 석대도까지 줄지어 걸어가고 있다.
지난 10일 바다는 백중을 맞아 신비의 길을 더욱 화끈하게 열어주었다. 바다가 갈리니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과 함께 서해 바다의 아름다움이 눈앞에서 펼쳐졌다. 그리고 사람들은 모세의 기적에 길을 걸었다. 무창포를 찾은 사람들의 걸음걸이에는 새로운 길을 걷는다는 자부심과 셀렘이 가득했다.

마치 자연이 만들어 놓은 레드카펫과도 같은 그 길을 모두 뽐내듯이 걸었다. 부모님의 손을 잡고 자연 실습장을 찾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갈매기만이 가득하던 그 바다를 가득 채웠다. 학창 시절에 귀에 박히도록 들었던 조수간만의 차를 직접 확인하는 아이들의 눈은 빛났다. 손이 빠른 가족들은 바다가 열어준 천혜의 갯벌에서 조개를 캤다. 조개는 많지 않았지만 바다가 열어준 그 길에서 새로운 생명을 만나는 기쁨은 모든 가족들의 바구니에 가득히 담겼다.

▲한 할머니가 찬 바닷바람을 등지고 조개를 캐고 있다.
봄이 되면 쭈꾸미는 알들로 자신들의 머리를 가득채워 여행객을 유혹한다. 최근 바다 수온이 오르면서 무창포 연안에서는 어민들이 고둥과 소라를 이용한 주꾸미 잡이에 한창으로 무창포항에서는 갓잡아 올린 싱싱한 주꾸미를 맛볼 수 있어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한편 바닷길은 달과 지구 사이의 거리와 위치 변화에 따라 해수면이 높아졌다가 낮아지는 조석현상에 의해 만들어진다. 바닷길은 매월 2~6일 하루에 1~2회, 겨울에는 낮에, 여름에는 주로 밤에 나타난다. 그리고 무창포 홈페이지(www.moochangpo.net)에서 바닷길이 열리는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바다가 가장 힘을 쓰는 백중때를 맞춰서 방문하면 바다에 숨겨진 길을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다.

▲무창포를 찾은 젊은이들이 신비의 바닷길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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