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럽 재정위기 확산의 중심에 있던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상황이 엇갈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탈리아의 경우 금융 및 신용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반면 스페인은 부진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16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12월 동안 스페인 주가가 이탈리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조했으나 올해 들어서 이탈리아 주가가 9% 급등한 반면 스페인은 4% 하락했다.
스페인의 재정적자도 당초 우려보다 심각하다는 점 등이 반영되면서 스페인 경제 전망은 급격하게 악화됐다.
지난달 말에 발표된 스페인의 지난해 재정적자 비율(GDP대비)이 8.3%로 전년도 9.3%에 비해선 개선됐만 EU와의 목표인 6%에 비교했을 땐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의 경우 재정적자 비율이 2009 년 5.4%, 2010 년 4.6%에 이어 작년에 3.9%로 꾸준히 축소해나갔다. 특히, 작년에는 3.9%를 기록해 당초 정부가 목표했던 3.8%에 근접한 수준을 보였다. 다만 이탈리아의 GDP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작년도에 120.1%인데 스페인은 정부부 비율이 69.6%로 양호했다.
스페인 정부는 이달초 재정긴축 여파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수정 +2.3%에서 -1.7%로 하향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탈리아도 올해 경제성장률을 0.4~1.5%로 종전보다 소폭 낮춰잡고 있으나 조정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수장들의 각각 다른 경제위기 대처법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2 월 정권을 잡은 스페인의 라호이 총리는 그간 150 억유로 규모의 재정긴축안 통과에 더해 최근 추가적인 긴축안을 마련 중이지만 라호이 총리의 느린 재정개혁 움직임, 중앙-지방정부간 재정긴축 관련 갈등, 경기 위축 진행 등이 부정적 여파를 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지난해 11 월 집권한 이탈리아의 몬티 총리는 뛰어난 경제학자라는 명성을 얻으며 EU 와의 협력도 긴밀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평이다. 330억 유로의 재정긴축안을 통과시킨 몬티 총리는 최근까지도 내년 균형예산을 위해 추가적인 긴축은 필요하지 않는다며 상대적으로 자신있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두 나라의 상황에 대해 국제금융센터는 현재 양국의 경제 및 재정수지 요인이 단기간내 달라지기 어려우며 스페인의 부진, 이탈리아의 호전양상은 상당기간 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중기적으로는 스페인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의 불안요인이 여전히 커 양국 모두 금융지표의 악화현상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센터 관계자는 "구제금융 3국(그리스·포르투갈·아일랜드) 외에 불안국가로 인식되고 있는 이탈리아, 스페인에 대한 경제, 재정, 정치 이슈 등을 계속 주의깊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