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입자에 질량을 부여하는 ‘신의 입자’ 힉스의 흔적이 발견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소속 과학자들은 1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세미나와 브리핑을 갖고 힉스 입자(Higgs boson)의 존재를 시사하는 흔적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CERN에 따르면 힉스 보존의 흔적은 거대 입자 충돌기(Large Hadron Collider: LHC) 실험의 두 검출기인 ‘아틀라스(ATLAS, 사진)'와 ‘CMS’에 포착됐다.
이날 세미나에서 이탈리아 물리학자 파비올라 지아노티(Fabiola Giannotti)는 “힉스입자와 같은 입자가 이 영역에 존재할 것”이라며 “그러나 아직 최종 결론을 내리기는 이르며, 더 많은 연구와 자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향후 몇 개월은 매우 흥미진진할 것”이라며 “그 결론이 어떨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의 발표대로 힉스 입자의 흔적을 발견한 것이 확인된다면, 현대물리학은 우주탄생 과정의 비밀을 밝히는 데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힉스는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입자와 입자간의 상호작용을 풀어낸 표준모형(standard model)의 핵심 입자이자 최후의 미발견 입자다. 빅뱅 직후 우주에서 질량을 가진 물질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힉스의 비밀을 풀어야만 이해할 수 있어 관심이 모아져 왔다.
표준모형은 이 세상이 물질을 이루는 기본입자인 소립자 12개와 전자기력ㆍ강한핵력ㆍ약한핵력ㆍ중력을 전달하는 매개입자 4개, 기본입자에 질량을 부여하는 힉스입자 1개로 이뤄졌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힉스는 1964년 스코틀랜드 물리학자 피터 힉스(Peter Higgs)가 존재를 주창한 후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CERN은 힉스의 흔적을 찾기 위해 빅뱅 후 10의 43승분의 1초 상황을 재현했다. LHC의 양쪽 방향에서 1000억개의 양성자 덩어리를 광속에 가깝게 가속한 후 충돌시킨 것. 마주 보고 달리는 양성자들은 초당 6억번 충돌하며 14조 전자볼트(TeV)의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이 때 충돌 순간의 온도는 태양 중심보다 10만배 이상 높다. LHC를 이용한 이 실험에는 세계 80개국 8000여명의 물리학자와 엔지니어들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