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사상 최악의 지하철 테러 사건으로 세상을 경악케 한 일본 신흥종교 단체 ‘옴(Aum) 진리교’사건이 13명의 사형 확정 판결로 일단락됐다.
일본 최고재판소는 21일(현지시간) 사린가스를 만드는 데 관여한 교단 간부 엔도 세이치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고 사형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교단 조직을 방어하려고 법치국가에 조직적·계획적으로 도전했고, 매우 반사회적이고 인명 경시도 심각했다”며 “피고인은 실행범은 아니지만 과학적 지식을 이용해 (사린가스를 합성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극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변호인 측은 상고심에서 “범행 당시 엔도 피고인이 교주의 마인드컨트롤(심리통제) 때문에 심신상실 상태였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로써 옴진리교 재판은 1995년 시작 후 16년 만에 교주 아사하라 쇼코 등 13명의 사형 확정으로 일단 종결됐다.
그러나 일본 법상 판결 확정 직후에도 판결 정정을 신청할 수 있는 점에도 완전히 마무리됐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다.
또 지하철 사린가스 사건 실행 범으로 공소시효 적용이 중단된 다카하시 가쓰야 등 3명이 도주 중인데다 아사하라가 가스 살포 지시를 인정하지 않은 탓에 사건의 진상도 밝혀지지 않았다.
지하철 사린가스 테러사건은 옴진리교 신자들이 1995년 3월 도쿄 지하철 3개 노선, 5개 차량의 출근길 승객에게 맹독성 사린가스를 뿌려 13명을 죽이고 6200명 이상을 다치게 한 희대의 테러 사건이다.
‘일본의 왕이 돼 세상을 지배하겠다’는 교주 아사하라의 공상을 실현하기 위해 테러 사건을 일으켰다가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시선을 돌리기 위해 벌인 짓이었다.
일본 당국은 이와 관련해 189명을 기소했고, 13명은 사형, 5명은 무기징역, 80명은 유기징역 실형, 87명은 유기징역 집행유예, 3명은 벌금형, 1명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수의사 출신인 엔도는 교토대 대학원에 다니던 1987년부터 옴진리교에 빠져들었고, 교단에서는 사린가스 등 화학병기를 개발하는 역할을 했다. 1994년의 마쓰모토 사린 사건과 1995년의 지하철 사린 사건 등 4건에서 19명을 살해했다.
1995년 11월 첫 재판에서는 기소 사실을 인정했다가 이후 범행을 부인했고, 2002년 1심과 2007년 2심에서 사형 판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