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를 점령하라’ 시위의 대상이었던 미국 상위 1% 부자들의 소비심리도 얼어붙고 있다.
부자 중 76%가 앞으로 6개월 뒤 미국 경제가 어두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관측을 내놨다고 16일(현지시간) CNN머니가 PNC웰스와 밸류스서베이의 공동 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57%가 비관적으로 답변한 것과 비교하면 부자들의 경제 전망이 더욱 암울해진 셈이다.
긍정적으로 답변한 사람은 10%에 불과했다.
미국 금융시스템이 붕괴됐다고 느낀 응답자는 절반에 달했다.
이번 조사는 연소득이 최소 15만달러(약 1억7000만원) 이상이고 투자 가능 자산이 50만달러가 넘는 부자 1100여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토머스 멜처 PNC웰스 수석 부사장은 “이번 조사는 미국이 처한 경제, 정치환경에 대한 우려와 좌절이 일반인뿐 아니라 부자들에게까지 퍼졌음을 나타냈다”면서 “부유한 투자자들이 좀 더 확실하게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더 긍정적인 뉴스들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부자들은 그러나 경제 불안에도 불구하고 재산에 타격을 입지는 않았다.
응답자 중 20%만이 지난 5년간 순자산이 줄었다고 답했다. 45%는 오히려 자산이 늘었다.
이는 비관적인 경제 전망에도 불구하고 응답자 중 81%가 장기적으로는 그들의 재산이 줄어들지 않거나 늘어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CNN머니는 전햇다.
멜처 부사장은 “부자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한다는 생각이 바탕에 깔려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수십여명의 부유층 인사들이 이날 미국 국회의사당을 방문해 의원들에게 부자들에게 부과하는 세금을 올릴 것을 요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날 모임을 주도한 덕 에드워즈 전 구글 마케팅 이사는 “만일 1년에 100만달러 이상을 버는 부자라면 지금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부자들은 미국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의회 내 초당파적 위원회의 부자 증세 방안에 거부하는 의원들에 압력을 가할 계획이다.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와 인기 드라마 ‘소프라노스’의 주연 배우 에디 팔코 등 유명 인사들이 이번 의회 모임에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