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만 타는 車 옛말…다양한 브랜드로 대중화 '활짝'

입력 2011-11-0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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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10만 시대…시장개방 24년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지난 2008년 10월 인천 영종도에서 주최한 '2008 수입자동차 시승회' 현장.
국내 수입차시장은 지난 1986년 정부의 수입선다변화 정책 시행령에 따라 자동차 시장이 개방됐고 이듬해인 1987년 1월 본격적인 수입이 시작됐다.

당시 국내 자동차산업은 자동차공업합리화 조치가 막 해제된 시점이었다. 그동안 현대차는 소형차, 대우차는 중형차를 특화했다. 또 기아차는 상용차, 쌍용차(동아자동차)는 특장차 부문에서 강점이 있었다.

국내 자동차회사들이 나름 해당 분야에서 특화된 노하우를 쌓았으나 일본과 미국, 유럽의 완성차 메이커에 비해서는 기술자립도와 생산능력이 많이 뒤져 있었다. 정부는 자동차산업을 보호하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단계적인 개방노선을 택했다. 배기량이 큰, 그래서 당시까지도 수요가 많지 않았던 대형차를 중심으로 시장을 개방했다.

본지는 수입차 개방 25년과 판매 ‘10만대 시대’ 원년을 맞아 국내 수입차시장의 역사와 현황을 짚어보고 수입차 산업의 전반을 진단한다.

▲폭스바겐코리아 카페 티구안 발표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전시된 티구안을 살펴보고 있다.
◇수입선 다변화정책으로 개방, 초기 관세 무려 50%=국내 수입차 시장은 초기 3000cc 이상을 시작으로 2000cc 이상 중대형차로 개방폭을 넓혔다. 수입개방 첫 해인 1987년 한성자동차가 벤츠를 수입해 판매를 시작했고 효성물산은 아우디와 폭스바겐을, 한진그룹은 스웨덴 볼보를 각각 들여왔다. 코오롱 상사는 BMW를 들여와 수입차 시장 공략에 나섰다. 당시 차값이 서울시내 아파트 한 채보다 비쌌던 탓에 판매량은 미미했다.

이듬해인 1988년에는 배기량에 대한 규제가 풀려 2000cc 미만의 차도 등장했다. 또 두산그룹이 사브(Saab)를 수입했고, 금호는 피아트(Fiat)를 앞세워 수입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한해 판매량은 263대. 그 가운데 특정 브랜드(메르세데스-벤츠)가 전체 판매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집중화 현상이 나타났다.

시장을 개방했지만 높은 관세가 문제였다. 차 가격의 50%를 관세로 부과했던 정책 탓에 시장은 더 이상 확대되지 않았다.

▲지난해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서 출시한 BMW 6세대 뉴 5시리즈.
결국 단계적인 관세 인하로 인해 1990년 20%선으로 줄었고 수입차 시장규모는 2325대로 크게 확대됐다.

그러나 수입차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곱지 않았다.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국내 자동차 산업의 위축과 외화낭비, 과소비와 사치풍조로 인한 계층 간 위화감 조성 등의 이유로 외제차를 타는 사람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 일반적이었다.

실제로 수입차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세지고 사회문제로 나타나자 수입차업계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수입차 판매량은 1991년 1736대, 1992년 1817대, 1993년 1987대에 불과했다.

이러다 보니 쌍용이 르노의 판매 계약을 중단했고 두산도 사브의 판매권을 포기했다. 이후 국내 자동차 판매량이 100만대를 돌파하고 개방화 바람이 불면서 수입차 시장에도 서서히 변화가 찾아왔다.

수입차 시장에 대한 통상 압력이 높아지자 정부는 1995년 1월 관세를 8%로 인하했고, 7000만원 초과 승용차의 취득세를 15%에서 2%로 크게 낮췄다. 그해 9월에는 특소세와 자동차세까지 인하됐고 판매대리점, 광고시간 등의 규제도 폐지됐다.

이에 따라 수입차 업계는 본격적으로 판촉활동을 펼쳤고 판매량도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93년까지 연간판매량 2000대 미만에 머물렀던 수입차 판매는 꾸준히 증가해 1996년 1만대를 돌파했다. 그러나 이듬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판매량은 대폭 줄었고 수입차 업계 역시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올해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모델 중 하나인 벤츠 E300.
◇국내 자동차산업의 질적·양적 성장의 견인차=한 번의 시련을 겪은 수입차 업계는 2001년부터 다시 본격적인 회복세를 나타냈다. 또한 다양한 브랜드의 국내 시장 진출과 법인설립 등으로 질적, 양적 성장을 이루고 시장 확대의 기반을 마련한다.

이를 통해 2001년까지 국내 승용차시장에서 1%를 밑돌던 수입차 점유율은 2002년 1만6119대를 판매하면서 1.3%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최초로 점유율이 1%를 넘었다.

특히 올해는 한-EU FTA가 발효되면서 독일 등 유럽 수입차 판매가 크게 늘어 수입차 판매량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최근 한국자동차공업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지난 3개월간 신규등록된 수입차는 2만119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국내승용차시장에서 월간 판매점유율 8.73%를 달성하며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국회에서 통과, 발효되면 수입차 시장은 더욱 확대돼 점유율 10%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7년 만에 풀체인지 모델을 발표한 아우디 A6.
수입차 시장이 개방되고 국내에 수입차 시장이 형성되면서 국내 자동차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작지 않았다.

폐쇄돼 있던 국내 자동차 시장에 수입차가 등장하면서 국내업체들도 긴장하기 시작했고 그동안 신기술 도입보다는 잘 팔리는 모델 생산에 주력하던 국내업체들도 품질향상을 위한 노력을 하기 시작하면서 함께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수입차는 국산차와 비교해 월등한 성능을 보여줬고 차별화된 안정장비와 편의장비를 얹고 있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원하는 차에 대한 기준이 높아졌고 국내 업체들도 이러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기술개발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다.

외국에서는 저가의 모델인 자동차가 국내에서는 프리미엄 모델로 둔갑해 비싼 가격에 팔리는 경우가 발생해 국내 소비자가 피해를 입는 경우도 발생했다. 또 메이커와 독점 수입계약을 맺지 않고 다른 나라의 딜러로부터 차를 수입해 판매하는 병행수입업자도 등장하면서 부실한 AS 등의 문제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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