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 진출한 양희영은 미국무대에서는 물론 올 시즌 한번의 우승도 거머쥐지 못했다. 그래서 아쉬움이 더한다. 올해 LPGA 투어에서 최나연(24·SK텔레콤) 만큼이나 맹활약 하고 있지만 우승이 없다는 이유로 주목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양희영은 지난달 LPGA 투어 월마트 아칸소 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에서 청야니와 우승컵을 놓고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 23일에 끝난 선라이즈 LPGA 타이완에서도 청야니에게 석패하면서 국내 골프팬들을 아쉽게 했다.
LPGA에서 우승 소식이 없는 양희영이지만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올해 LPGA 투어 상금랭킹 9위에 랭크돼 있고 세계랭킹도 여섯 단계나 뛰어 12위가 됐다. 평균 드라이브거리는 258.8야드로 최나연(255.4야드)보다 앞서있고 그린적중율 역시 71.5%로 최나연(70.4%)을 따돌리고 있다. 여기에 올시즌 톱10도 7번이나 들어 모건 프리셀(미국)과 공동 10위에 자리해 있다.
173cm의 키와 단단한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양희영의 무기는 장타다. 양희영은 “2009년 겨울에 거리를 늘리려고 체력훈련을 많이 했다”며 “그 후에 드라이버 비거리가 10야드 이상 늘었다. 여기에 방향성도 많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약점이 존재한다. 양희영은 “게임 할 때 쇼트게임이 많이 약한 편이라 강해지려고 연습하고 노력한다”며 “쇼트게임에서 강해지면 더 좋은 플레이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양희영은 수영선수를 하던 초등학교 4학년 때 작은 아버지 권유로 골프계에 입문했다. 2005년에는 호주로 골프유학을 떠났고 이후 2006년 호주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당시 양희영의 나이는 16세.
올 LPGA 시즌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양희영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달 17일부터 나흘간 미국 올랜도 그랜드 사이프레스GC에서 열리는 LPGA투어 ‘타이틀홀더스’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양희영은 “현재 올랜도에서 살고 있어 사이프레스GC에서 연습을 많이한다. 자신 있는 코스기도 하고 작년에 이 골프장에서 아쉬운 플레이를 했던 적이 있어 이번에는 꼭 우승을 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미국무대에서 아직 한번의 승전보도 울리지 못한 양희영이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태극낭자들 사이에서 101번째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