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복인가 재앙인가] ⑧-1 성난 군중…경기 과열이 부른 일촉즉발의 위기

입력 2011-10-1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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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 농민공의 분노...중국경제 뇌관될 수도

▲주요국 인구밀도 비교 (㎢당/2010년 현재) 중국 상하이는 농촌에서 몰려드는 농민공들로 인해 인구 밀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상하이 인구밀도는 ㎢당 3631명으로 10년 전의 3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차이나데일리

중국이 압축성장에 따른 성장통에 시달리고 있다.

앞만 보고 달려온 중국 근로자들이 뒤를 돌아보면서 근로환경을 넘어 인권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골출신 노동자를 뜻하는 ‘농민공’의 불만이 중국 경제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대만 부품업체인 팍스콘 공장의 잇따른 자살로 곤욕을 치렀다.

지난해 초부터 5월까지 모두 13명이 목숨을 끊으면서 이곳은 ‘죽음의 공장’이라는 꼬리표까지 붙었다.

자살 원인은 열악한 근무 환경이었다.

이들의 한 달 기본급은 950위안(약 17만4000원)에 불과했다.

회사에서 부르면 밤이든 낮이든 달려가야 하는 것은 물론 철야 작업도 비일비재했다.

주목할 것은 이들 대부분이 농민공이라는 사실이다.

현재 중국의 농촌에는 2억5000만명의 인력이 남아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소규모 농사 만으로는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 이들에게 도시로 일자리를 구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었다.

도시에선 시장 경제화 과정에서 일자리도 많이 생겼고 이에 따라 노동력 수요도 강해졌기 때문이다.

더불어 토지 사용 규제가 완화하면서 주택용지, 공업용지, 상업용지 등의 개발 프로젝트로 토지를 반강제적으로 수용당한 농민들이 도시로 내몰리면서 농민공은 급격하게 늘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전국의 농민공 수는 2억3000만명에 달한다.

이들은 싼 노동력으로 ‘세계의 공장’으로서 중국의 발전을 견인한 주역들이다.

그러나 농민공을 둘러싼 환경은 가혹하다.

소모품 취급을 당하며 건설 현장과 탄광을 전전하고 있으며 산업재해는 빈번하다 못해 당연한 것이 됐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인 ‘냐오차오’ 건설 과정에서는 안전사고로 모두 6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중국 국가안전생산감독 관리총국이 밝힌 것으로,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실제 사망자는 10여 명이라고 보도했다.

농민공들은 가혹한 노동환경과 함께 차별의 설움까지 받고 있다.

농업 호적과 비농업 호적으로 나뉜 중국의 현 호적제도에서는 복지와 자녀교육 면에서도 도시 시민과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없다.

1980년대 및 1990년대에 도시로 흘러 들어온 농민공 제1세대는 이 모든 고통과 차별을 견뎌왔다.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농민공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80년대생과 90년대생인 이른바 ‘바링허우’와 ‘주링허우’ 신세대 농민공들은 입장이 다르다.

이들은 도시에서 태어나 농촌 실정을 모르고, 농촌에서 자랐다 해도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는다.

자신의 농업 호적 때문에 받는 차별을 참지 않고 현재에 대한 좌절과 불만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것이 이들 ‘바링허우’와 ‘주링허우’다

2010년 파업 행렬을 주도한 것도 이들 신세대 농민공이다.

이들이 주도한 광둥성 혼다 부품공장 파업으로 둥펑혼다유한공사, 혼다기차중국유한공사 등 4개 공장의 가동이 2주간 중단됐다.

같은 해 6월 중순에도 또 다른 부품공장에서 파업이 발생해 2개 공장의 가동이 이틀간 중단됐다.

파업을 주도한 신세대 농민공들은 낮은 임금에 대해 쌓아온 불만을 한꺼번에 터뜨렸다.

물가는 급등하는 가운데 고작 1211위안의 급여로는 밥벌이도 시원찮아지면서 불만은 쌓여갔다.

이들은 “혁명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중국 혁명가 쑨원의 유언을 내세워 1000명의 노동자를 파업에 끌어들였다.

혼다 공장의 파업은 전국 각지로 들불처럼 번져나가다 24%의 임금 인상을 약속받고서야 겨우 막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아직 제조업 중심의 경제시스템이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농민공을 비롯한 근로자들의 불만이 해소되지 못할 경우 경제는 물론 중앙정부를 위협하는 뇌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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