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십센치, 장얼 급부상…인디는 뜨는데 홍대는 죽는다?

입력 2011-09-28 12:46 수정 2011-09-2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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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십센치 보러 왔어요, 인디공연장은 처음이예요”

지난 15일부터 10일간 열린 인디밴드 축제 '바다비 네버다이' 현장에 온 한 관객에게 "인디밴드 공연, 어떻게 알고 왔나" 물었을 때 돌아온 대답이다.

과거에 비해 인디씬이 대중적 인기를 끌며 많은 이들을 홍대로 끌어들이고 있다. 필두에 선 인디씬은 십센치, 장기하와 얼굴들, 장재인 그리고 최근 혜성처럼 뜨고 있는 록 밴드 칵스를 꼽을 수 있다. 인디공연장에서 만난 적지 않은 관객들이 과거 인디공연을 보러다닌 경험이 없었으나 이들의 클럽공연을 보기 위해 홍대를 찾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

이쯤되면 홍대 인디밴드의 전성기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홍대 인디 뮤지션들은 “그렇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물론 인디밴드의 몇몇의 팀이 대중적 인기를 끌고 있으나 그것이 전체 인디씬의 전성기라고 보기에는 무리”라고 한 뮤지션은 전했다. 오히려 인디씬의 침체기라는 것이다.

◇인디밴드 전성기 vs 침체기=불과 2-3년전에 비해 홍대 인디밴드에 시선이 쏠리고 있음에도 침체기라하는데는 홍대인디클럽문화의 쇠퇴를 꼽을 수 있다. 사람들 모여드는데 홍대인디클럽은 문을 닫는다면 논리적으로 납득되는 이야기인가.

“홍대가 젊은 층들의 문화의 거리가 되자 거대자본가들이 건물을 짓고 상점을 오픈하면서 홍대인근의 집값은 올라가기 시작했다. 따라서 홍대 인디밴드의 설자리인 클럽들은 높은 전, 월세비를 버티지 못하고 점점 문을 닫아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바다비의 공연을 기획한 하이미스터메모리의 ㄱ (기역, 본명 박기혁)씨는 설명했다.

인디밴드가 뜨더라도 그 기본 토양인 홍대클럽이 하나 둘 문을 닫고 있으면 홍대 인디밴드는 자라날 수 없다는 얘기다. 얼마전 137개 팀으로 꾸려져 열흘간 진행됐던 바다비 네버다이의 공연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바다비란 공연장은 인디밴드의 인큐베이터와 같은 공간이다. 홍대 곳곳에 위치한 소규모 공연 클럽에서 진행되고 있는 ‘바다비 네버다이’ 는 인디밴드 의 공연장인 바다비의 폐관을 막고 주인장인 시인 ‘우중독보행(필명)’의 치료 및 요양비를 마련하기 위한 모금 공연이다.

바다비의 2006년 당시 보증금은 500만원에 50만원이었으나 현재는 두 배로 오른 금액이다. 최근에는 주변 땅값이 상승하며 500만원 추가 상승의 상황이다. 이러한 마당에 주인장의 수술까지 겹쳐 이후 바다비는 존폐위기에 갈렸다.

“바다비는 특별한 곳이다. 바다비에는 십센치, 장재인, 불나방쏘세지 등 많은 인디밴드들이 거쳐간 곳”이라고 말한 공동 기획자 인디 뮤지션 정민아 씨는 “친정같이 알려야 하지 않나. 그래서 문자를 보낸거다. 여기 맨 처음 바다비 초창기 멤버들끼리 ‘공연이라도 해서 돈을 모아보자’라는 의견을 메세지를 보냈고 2주만에 137개 팀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십센치 같은 경우 섭외하기 힘든 밴드였다. 그럼에도 소식이 알려지나 십센치는 먼저 전화해서 우리 언제 할 수 있나고 물어왔다. 현금 모금하는 계좌가 있었는데 고액의 돈을 모금했다”고.

◇ 인디밴드 인프라 지원사업?=“올해 인디밴드 인프라 지원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문화관광부 대중가요사업부의 말이다. 구체적인 것은 현재 구성 중에 있으며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인디밴드의 발전에 새로운 물꼬를 기대할 수 있을까. 인디밴드 인프라 지원사업은 시작만큼 중요한 것이 지속성에 있다.

지난 2008년 인디 레이블에 대한 정부의 유일한 지원정책이었던 인디 레이블 육성지원 사업이 중단됐던 바 있다. 1년에 2억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경합의 형태로 수상한 20팀에게 1000만원씩 수여했다. 당시 금액으로 하이미스터메모리를 비롯 몇몇 인디밴드들은 첫 앨범을 만들었다.

“당시에도 어떻게 레이블지원사업과 관련, 공고를 냈는지 몰랐던 인디밴드들도 많았다. 만약 지원사업을 할 경우 인디밴드들이 어떤 형태로 혜택을 받을 수 있을 지 적극 홍보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ㄱ씨는 강조했다.

▲바다비 네버다이 / (위에서 시계방향으로)십센치, 아이씨사이다, 갤럭시익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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