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은행인 씨티그룹 이사회가 오는 28~29일 싱가포르에서 첫 연례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크람 판디트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하는 이번 회의에서는 아시아 시장에서 성장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씨티그룹의 주가는 지난 3개월간 30% 이상이 급락해 2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다우지수가 11% 하락한 데 비하면 상당히 저조한 성적이다.
이번 이사회는 아시아 시장 진출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게 될 것이라고 WSJ는 전망했다.
씨티그룹은 그동안 아시아 시장 확대에 주력해왔다. 씨티그룹의 올해 상반기 매출 중 25%와 순이익 30%는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거둬들였다.
지난 2000년도에 100개 이하였던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영업소는 현재 70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씨티그룹 경영진은 앞으로도 아시아 지역에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티븐 버드 씨티 아시아태평양 지역 공동 CEO는 “우리는 아직 인도·중국 시장 진출이 저조해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무한하다”며 “씨티그룹은 중국 내에서 성공적으로 확장하고 있어 올 연말까지 15개 지점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부유층의 자산을 특별관리해주는 프라이빗뱅킹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싱가포르통화청에 따르면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운용되는 자산은 전년 동기보다 13% 증가한 1조4000억싱가포르달러(약 1조800억달러)를 기록했다.
씨티그룹은 미국·유럽시장에서 부진한 실적을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에서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은행에 충분한 자기자본을 요구하는 새로운 글로벌 자기자본 규제가 씨티그룹의 아시아 시장에서의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판디트 CEO는 지난주 연설에서 “이러한 규제는 대출을 제한하고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며, 자금이 규제가 완화된 금융 시스템으로 흐를 수 있어 전체적인 위험을 높인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