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악재에 국내증시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상장사들의 목표주가 괴리율이 최고 160%에 달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주가변동성을 실시간으로 반영하지 못한 탓이다. 전문가들은 괴리율이 커지면 상승 여력이 높은것으로 해석돼 투자에 나서는것이 일반적이지만 글로벌 경기침에 우려에 기업들의 실적이 하향조정되고 있는 최근에는 오히려 독(毒)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2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목표주가와 실제주가와의 차이를 보여주는 괴리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한진중공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중공업은 CEO리스크와 신규수주지연 악재가 겹치면서 목표주가 괴리율이 159.9%에 육박했다.
2위를 기록한 이엘케이의 경우 2분기 실적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스마트패드가 예상외로 저조한 성적으로 보여주자 주가가 급락해 괴리율이 158.5%에 달했다.
이 밖에 멜파스(153%), 와이솔(150.2%), DMS(144.8%), KH바텍(141.9%), 아바코(129.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20위 안에 대거 포진됐다. 삼성테크윈이 113.5%의 괴리율로 10위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일진디스플레이(103.9%, 13위), LG(101.5%, 15위), LG전자(101.4%, 16위), 대우조선해양(101.3%, 17위), 두산인프라코어(100%, 18위) 등이 100% 이상의 괴리율을 보여주며 상위권에 랭크됐다.
괴리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의미로 해석돼 투자에 나서는 것이 일반적이다. 외부 악재에 의해 주가변동성이 확대되는 것 뿐이지 기업가치가 훼손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최근의 상황은 일반적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기업들의 실적이 하향조정되면서 주당순이익(EPS)이 떨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즉 실제주가가 목표주가 방향으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증권사들이 실적하향 조정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내려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형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멀티플(Multiple Expansion: 주가 수준을 가늠하기 위해 주가수익비율(PER) 등 각종 지표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떨어지면서 기업들의 가격매력이 높아지고 있지만 실적하향조정에 EPS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주가가 반등하기 보다 오히려 목표주가가 하향조정될 여지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 괴리율이 높은 종목에 투자하는 것은 부정적”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