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가 섭씨 38도를 웃도는 폭염에 시달리면서 더위를 식혀주는 이색 아이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은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사태 여파로 전력 사용 제한령이 내려지면서 실내 온도를 28도 이하로 낮추지 못하게 돼 있다. 이 때문에 사람은 물론 애완동물들도 폭염에 기진맥진하는 형국이다.
일본 정계나 재계는 ‘슈퍼쿨비즈’로 여름나기에 도전하고 있지만 38도의 폭염을 이겨내기엔 역부족.
기업들은 폭염 특수를 노린 기발한 아이템들로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자동차용 방음재 제조업체인 이이다산업은 냉각효과가 있는 디메틸에테르를 접목한 제품을 내놨다. 이이다가 내놓은 제품은 스프레이형 ‘쿨폼’으로, 피부에 뿌리면 젤 상태로 굳어져 일정 시간 더위를 식혀준다.
주성분은 껌에 사용되는 초산비닐 디메틸에테르 멘톨 등이다. 냉각효과가 떨어지면 그대로 떼어 버리면 된다.
쿨폼 매출은 이미 연간 목표인 1000만엔을 넘었다. 회사 측은 “절전 덕분에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쾌재를 불렀다.
시원하게 스타일까지 유지하고 싶어하는 여성을 위한 제품도 있다. 트레인은 레깅스 ‘여자의욕망’으로 멋쟁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이 1050엔짜리 레깅스는 민트껌에 사용되는 자일리톨 성분을 소재에 적용, 시원한 느낌을 주는 덕분에 매출은 이미 예상의 5배를 넘어섰다.
동물들도 덥기는 마찬가지다.
한 애완견 용품 업체는 ‘서머쿨링탱크톱’이라는 애완견용 옷을 내놨다. 이 탱크톱은 물을 뿌려 개에게 입히면 체온이 내려가는 제품으로, 내놓자마자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토이푸들을 키운다는 한 고객은 “에어컨을 켜지 못해 개의 식욕이 떨어져 이 탱크톱을 사게 됐다”고 말했다.
이 제품을 개발한 다카하시 기요시 알파아이콘 사장은 “개는 땀을 흘리지 않아 열을 잘 받는다”며 “이를 해결해 줄 제품 개발이 필요했다”고 개발 동기를 설명했다.
탱크탑의 가격은 치와와용은 3150엔, 골든리트리버용은 6510엔이다.
매장을 찾은 한 고객은 “절전 기술로 일본이 세계를 주도할 수 있을 정도”라며 “그녀의 5살짜리 딸은 벌써부터 에너지 절약 방법을 배우면서 자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