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개국(G2)’ 미국과 중국이 경기 둔화 속 부진한 고용과 치솟는 물가로 휘청이고 있다.
미국은 지난 8일(현지시간) 발표된 6월 고용보고서가 예상에 크게 못 미치면서 3차 양적완화(QE3)설이 재점화하고 있다.
6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겨우 1만8000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실업률도 9.2%로 전달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앞서 발표된 ADP 임플로이어 서비시스의 민간고용자 증가수가 사전 예상치 두 배에 가까운 15만7000명을 기록한 터여서 충격은 컸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미셀 메이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지표가 전체적으로 부진했다”며 “이는 경제 회복세는 여전히 약하고, 성장세는 둔화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고용 충격은 연방준비제도(Fed)에 대한 추가 부양책 기대감으로 발전하고 있다.
전 영국중앙은행 통화정책위원이자 미국 다트머스대 데이비드 블랜치플라워 교수는 6월 고용보고서 발표 직후 “QE3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미국경제는 올해 초 영국 경제와 유사하다”며 “당시 영국에선 재정 긴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며 소비와 기업투자가 억제됐는데 결국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만 높이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물가상승률이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고강도 긴축 정책이 계속될 전망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9일 6월 물가상승률이 연율 6.4%로, 2008년 6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5.5%와 정부의 물가통제 목표 4%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홍수 여파로 식료 가격이 14.4% 뛴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돼지고기 가격은 57.1%나 뛰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마크 윌리엄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돼지고기 값은 6월 물가를 최대 2% 올리는데 기여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물가상승률은 7월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 당국의 긴축정책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선행지표인 생산자물가지수(PPI)는 6월에 7.1% 급등, CPI의 추가 상승을 예고했다.
베이징 소재 GF증권의 추이융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이 3~4분기 중에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물가 인상이 서민들의 생활고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판단, 물가 잡기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는 여러 차례 인플레이션 위험을 경고하면서 물가억제를 거시경제의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지난 7일 1년 만기 정기예금과 대출금리를 3.5%와 6.56%로 모두 0.25%포인트 인상, 작년 10월 이후 다섯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