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투사들의 경영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투자기업에 대한 옥석이 가려지고 투자자산에 대한 회수 실적이 크게 개선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수익성 개선작업 및 구조조정 노력도 실적향상에 한몫한 것으로 풀이됐다. 실제로 지난 4월말 기준 주요 10개 벤처캐피탈사의 회수 금액은 투자(총 249억) 대비 6배 많은 15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다. 전문엔젤투자자 등록제 실시 및 대규모 펀드 조성 및 출자 등으로 인해 경영환경이 호전됐기 때문이다.
6일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현재 창투사 현황은 지난해 말과 같은 103개사다. 이 중 지난해 외부감사의견 적정을 받은 12월 결산 90개 창투사 영업이익은 735억원, 영업이익률은 19.7%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009년 659억원의 순손실에서 지난해 541억원의 순이익으로 흑자전환했다.
재무상태 역시 호조세다. 지난해 말 창투사 자산은 1조8681억원으로 전년대비 5.8% 감소, 부채는 2427억원으로 35.7% 줄었다. 자산 감소는 투자자산 회수에 따라 확보된 유동성으로 부채를 상환했기 때문이다.
본지가 관련업종 11개 상장사에 대해 재무분석을 실시한 결과, 그린기술투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1억2000만원으로 전년대비 흑자전환, 매출액은 34억4700만원으로 24.3% 줄었다. 회사 관계자는 " 매도가능증권 처분이익 증가, 매도가능증권손상차손 및 대손상각비가 감소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제미니투자, SBI글로벌인베스트먼트 등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SBI글로벌인베스트먼트 이준효 상무는 "비용삭감을 비롯해 지난 2년간 많은 손실을 떨쳐냈고 신뢰도가 높아지며 실적이 좋아졌다”며 “최근 국민연금, 정책금융공사로부터 대형펀드 대상에도 선정됐다”고 말했다.
큐캐피탈은 실적이 대폭 개선된 경우다. 작년 영업이익이 7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4.1% 늘었고 매출액은 202억원으로 117.1% 증가했다. 우리기술투자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23억27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04.2%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23억4500만원으로 91.8% 증가했다.
무한투자와 한국기술투자는 흑자전환에는 실패했지만 적자폭이 감소했다. 무한투자는 지난해 영업손실 22억원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적자폭이 줄었고 한국기술투자 역시 영업손실이 132억원으로 적자폭이 크게 감소했다.
신한투자 최준근 연구원은 “지난해 경기가 좋아지면서 IT 업체 투자비율도 높아지고 있다”며 “또 금융위기 때 투자했던 부분이 회수가 되고 있어 창투사의 수익이 향상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 창투사들의 경우 연이은 실적 부진으로 적자로 전환하거나 비리와 횡령으로 얼룩진 업체도 있다.
제일창투는 횡령 등 혐의로 지난 3월 감사의견 '적정'에서 나흘만에 '거절'로 정정됐고, 기업 신용등급이 CCC로 하향 조정된 한림창투는 지난해 말 매출액이 30억원 미달로 코스닥 관리종목에 지정됐다.이밖에 한국캐피탈과 대성창투,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경영 악화로 적자전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