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서 상위 고객의 구매력은 매년 높아지고 있으며 이들 고객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불황기 속에서도 백화점에서 명품과 고가 상품군의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이런 사실을 뒷받침한다. 이에 백화점 업계는 VVIP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 강화 및 고품격 마케팅, 차별화된 MD 개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남들과 차별화되고 싶어하는 고객의 욕구에따라 VVIP 서비스도 변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최우수고객을 상대로 하는 VVIP 서비스가 은밀하게(?)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귀족처럼 대우 받는 백화점 VVIP들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기본'도 남다르다 = 백화점들이 VVIP들을 제공하는 기본적인 서비스가 날이 갈수록 차별화되고 특별해지고 있다.
에비뉴엘 4층에 위치한 ‘멤버스 클럽’은 에비뉴엘 VVIP 고객들을 위해서 따로 준비된 공간으로, 여기에는 개인 비서, 스타일리스트 역할을 하는 퍼스널 쇼퍼가 상주하며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고객 중에서도 30 ~ 40명 정도의 고객에게는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개인 캐비닛이 제공되며 매 시즌 와인 및 각종 선물을 받게 된다. 또한 에비뉴엘은 수입 자동차사와 연계한 ‘타운카’ 서비스를 제공한다. VVIP고객을 대상으로 예약제로 운영되며 고객의 집에서 매장까지 모셔 오고 모셔다 드리는 차량 출장 서비스다.
특히 에비뉴엘 VVIP는 롯데 그룹사의 각종 하이엔드 서비스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롯데호텔 VIP 맴버쉽인 ‘트레비클럽’에 연회비 없이 가입이되므로 호텔 숙박은 물론 레스토랑 등 각종 호텔 부대시설의 특별 할인 및 무료 사용권도 제공받는다.
신세계백화점은 VVIP 고객들에게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추석 등의 기프트 선택에 심혈을 기울인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VIP 고객님들께 드린 추석 기프트의 경우 희소가치가 높고 신세계백화점만의 스토리가 있는 상품을 위주로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주 선물로는 최상품 홍연어, 유기농 참기름 등으로 독특하지만 특이하지 않은 것을 선정한다. 이는 신세계백화점 대표가 임직원들과의 품평회를 통해 선택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귀족 친구가 있다면 당신도 VVIP = 백화점들은 VVIP들을 위한 친목도모형 서비스 마련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VVIP 고객간 취미를 통한 커뮤니티를 조성, 귀족의 세계를 선물한다.
롯데백화점은 VVIP 고객을 초청‘에비뉴엘 골프대회’를 진행하는 등 VIP 고객들이 서로 자연스럽게 만나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작년에 개최한 골프대회는 경기도 여주소재의 블랙스톤 (2010년 3월 신규오픈)에서 진행됐으며, 본점 및 잠실점에서 연간 해외명품 7000만원 이상 구매고객 중 희망고객 140여명(동반1인 포함)을 초청했다. 참여고객에게는 골프공, 골프모자, 화장품세트, 에비뉴엘 우산 등을 증정하고, 챔피언에게는 800만원 상당의 여행권, 2등은 700만원 상당 건강검진패키지을 제공했다.
1~2개월에 1회꼴로 공연 초대 이벤트도 전개한다. 조수미 콘서트를 비롯해 백건우&런던 필하모닉 협연 콘서트, 투란도트, CATS, ABT발레단 내한공연 등 수준있는 문화공연에 고객을 초청하는 등 하나의 커뮤니티를 제공하고 있다.
박완수 롯데백화점 마케팅 팀장은 “VIP 고객들을 위한 각종 초대회는 VIP고객들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해 많은 만족을 하고 있다”며 “올해도 특별한 체험을 제공하고 고객 한사람한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이벤트를 많이 마련해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국내 최초의 백화점인 만큼 그 역사도 오래되어 VIP고객층도 높은 편인데, 어머니를 따라 딸도 신세계백화점의 VIP 고객이 되는 사례도 많다. 딸이 어렸을 때부터 엄마와 함께 신세계백화점으로 쇼핑을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신세계백화점 VIP고객이 되고, VVIP 친구들도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VIP고객들의 경우 서로 몰랐던 고객들이었어도 자연스레 ‘트리니티’라는 공감대가 생기면서 자연스레 친목을 쌓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각 점의 컨시어지들이 매달 소수의 VIP고객들만을 초대하는 문화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유명 스타일리스트를 초청해 코디법을 듣거나 와인이나 커피 전문가의 시연회, 뷰티 클래스 등 다양한 테마의 문화 클래스를 진행해 VIP고객들의 호응이 매우 높다. VIP고객들은 문화와 감성에 대한 소구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더더욱 세심한 관리를 기울여야 한다. 친절한 서비스는 기본이며, 다양한 상품과 품격 높은 문화를 도입해야 한다는 게 백화점 측 설명이다.
최근에는 200억원대의 루이스 부르주아 작품을 본관 옥상공원인 트리니티 가든에 새로 설치하기도 했으며, 백화점 최초로 갤러리를 본점과 센텀시티 등 전국 4개 점에서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1년에 2회씩 트리니티 고객을 대상으로 문화공연 초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유키구라모토, 케니지 콘서트를 진행했으며, 하반기에는 금난새 공연 등을 진행했다.
현대백화점은 VIP초청행사도 격식보다는 고객들이 선호하는 라이프스타일에 초점을 맞춘다. 호텔룸, 갤러리보다는 가든파티 느낌을 주는 옥상에서 관련 행사를 최대한 진행하는 것이다. 지난 봄 보트를 기중기로 옥상까지 올리는 고생끝에 옥상에서 보트전시회를 열기도 했고 창사39주년 기념 특별기획전 ‘프레지던트 페어’도 옥상에서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