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는 지난 1869년 설립돼 142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글로벌 투자은행의 대명사다.
독일계 유대인인 마커스 골드만이 세웠던 이름 없는 채권 중개회사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3만5000명이 넘는 직원을 거느리고 총자산이 9113억달러(약 983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투자은행으로 성장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906년 당시 사상 최대 규모였던 백화점 체인 시어스로벅앤컴퍼니의 4000만달러 기업공개(IPO)를 주간하면서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1928년에는 골드만삭스트레이딩컴퍼니(GSTC)라는 투자신탁회사를 설립하는 등 승승장구했으나 1929년 증시 대폭락과 함께 GSTC를 청산해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히면서 명성에 금이 갔다.
골드만삭스를 본격적으로 키운 인물은 시드니 와인버그다.
그는 사환에서 출발해 대공황으로 회사가 흔들리던 1930년에 선임파트너에 오른 후 1969년 사망할 때까지 39년 동안 대표직을 맡으면서 위기를 극복하고 골드만삭스의 기틀을 닦았다.
와인버그는 투자리서치와 지방채 부문을 신설하고 인수합병(M&A) 거래 대상이 될 기업을 찾아 적극 투자하는 리스크 차익거래(Risk Arbitrage)를 도입하는 등 투자은행으로서의 기반을 넓혔다.
1969년 와인버그의 뒤를 이어 선임파트너에 오른 거스 레비는 장기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장기적으로 탐욕스러워야 한다’는 골드만삭스의 유명한 투자철학을 확립한다.
골드만삭스는 1970년 펜센트럴운송회사 파산 당시 회사 부실을 알고도 고객들에게 고지하지 않은 혐의로 45건의 소송을 맞는 등 위기에 직면한다.
회사는 1974년 인터내셔널 니켈의 일렉트릭 스토리지 배터리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방어하고 적대적 M&A에 대한 자문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해 투자 자문은행으로의 명성과 신뢰를 다시 회복하면서 위기를 극복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999년 IPO를 통해 소수의 파트너들에 의해 운용되는 비상장 합자회사에서 주식회사로 탈바꿈했다.
2007년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골드만삭스에 아직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 정부로부터 100억달러를 지원받았으나 1년도 안돼 상환하는 저력을 보였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2007년 모기지 관련 부채담보부증권(CDO)을 판매하면서 고객들에게 불충분한 정보를 전달했다는 혐의로 제소당하는 등 도덕성에 다시 타격을 입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초 월가 관행을 깨고 투명성을 대폭 강화한 쇄신안을 내놓는 등 고객 신뢰회복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