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맨해튼 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무죄를 외쳤다.
보석 결정 후 2주일여 만에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스트로스-칸은 6일(현지시간) 자신에게 적용된 성폭행 기도 등 7가지 혐의가 낭독된 후 유죄인정 여부를 묻는 말에 "무죄"라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스트로스-칸의 변호인은 검찰 측에 이번 사건과 관련된 모든 형태의 증거와 증인, 유전자 검사결과를 포함한 관련 자료 일체를 보여 달라고 요구하는 9페이지 분량의 요청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앞서 스트로스-칸은 지난달 14일 뉴욕 맨해튼 소재 소피텔 호텔 방에서 호텔 여종업원에 대한 성폭행 혐의로 뉴욕 JFK공항에서 출국 직전 체포됐으며 라이커스 아일랜드 구치소에 수감됐다가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스트로스-칸의 변호인들은 이번 사건이 호텔 여종업원의 동의하에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스트로스-칸의 변호인 중 한 명인 벤저민 브라프만은 "일단 증거들을 검토하면 이번 사건에서 강압적인 요인이 없었다는 점이 분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피해자 측의 케네스 톰슨 변호인은 "피해자가 성관계에 동의했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스트로스-칸 측은 호텔 여종업원의 신뢰도에 흠집을 내려고 사설탐정을 고용, 여종업원의 사생활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톰슨 변호인은 "언론 중 일부는 피해자가 스트로스-칸을 무너뜨리기 위한 사악한 음모의 일부인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면서 "피해자는 어린 딸과 먹고살기 위해 아침 일찍 출근해 호텔 방을 청소하는 싱글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앞으로 그녀가 법정에 출두해 증언대에 서서 스트로스-칸이 자신에게 한 짓을 세상에 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법원 앞에서는 뉴욕 호텔&모텔 거래위원회 소속 노조원 등 호텔 여종업원 100여명이 시위를 벌였으며 스트로스-칸이 법정에 도착하자 "부끄러운 줄 알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스트로스-칸에 대한 다음 공판은 다음달 18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