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 법률' 제정 부작위가 위헌이라는 헌법소원이 제출됐다.
병역거부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정모씨 등 여호와의 증인 신도 100명은 3일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법률을 제정하지 않는 것은 기본권 침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정씨 등은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 인권규약에 따라 설립된 유엔 인권이사회(UN Human Rights Committee)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충분한 배상을 하고 이를 인정하는 법률을 제정하라'는 의견서를 2006년부터 3차례나 냈는데도 국회가 입법하지 않아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는 취지의 헌법소원 심판청구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우리 정부가 1990년 인권규약에 가입했고, 인권규약 위반에 따른 개인청원 제도도 수락했으므로 이에 따른 인권이사회의 결정은 단순히 권고적 효력만 있는 게 아니라 법적 구속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병역거부를 이유로 2007년 실형을 선고받고 1년6개월을 복역한 정씨 등은 "대체복무 없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이유로 형사처벌하는 것은 국제인권규약 위반"이라며 유엔 인권이사회에 개인청원을 냈고 지난 4월 `양심적 병역거부를 이유로 유죄 선고를 한 것은 국제인권규약 위반'이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받았다.
한편 정씨 등은 양심적 병역거부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이들을 사면ㆍ복권해 달라는 청원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헌법소원과 사면 청원을 대리한 오두진 변호사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형법조항에 대한 헌법소원 등이 이미 제기돼 있지만, 이번 헌소는 유엔 인권이사회의 결정에 따른 (후속) 조치를 하지 않는 데 대한 위헌성을 문제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