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에서 한인 소유 점포들이 사라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자녀들이 더 나은 직업을 갖기를 원하는 한인 부모들의 희망과 치솟는 점포 임대료, 온라인 점포나 기업형 점포들과의 경쟁, 뉴욕시 위생 당국의 엄격한 단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수 십년간 뉴욕의 식료품점은 한인 이민자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며 한인 이민자들의 성공을 보여주는 것으로 인식돼왔다.
뉴욕 식료품 상점 중 70%가량을 한인이 소유한 것으로 추산되는 등 아직도 한인들은 뉴욕시의 식료품 상점 중 절대다수를 보유하고 있지만 다양한 악재에 부딪쳐 한인 소유 식료품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 동부지역의 한인 이민사회를 연구해온 뉴욕 퀸스 칼리지의 민병갑 교수에 따르면 1995년 2500여개에 달했던 한인 소유 식료품점은 2005년 2000개 가량으로 줄었다.
민 교수는 미국으로 이민가는 한인 수가 1988년 3만1600명에서 작년 4600명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이들은 네일 살롱이나 세탁소 같은 서비스업이나 전문직종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 어퍼 웨스트사이드에서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이민 2세대 한 주(42)씨의 경우, 장사를 접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모님이 운영했던 이 식료품점 덕분에 중산층 반열에 진입할 수 있었지만 요즘은 임대료도 겨우 내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는 또 자신의 두 아들이 이 점포를 물려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 등 많은 한인 식료품 운영자들의 공통적인 고민거리다.
플러싱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이종식 씨는 "앞으로 10년 내에 한인 소유의 점포는 모두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