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의 가구업체 이케아를 창립한 캄프라드 가문에 대한 세간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절약을 강조하는 기업문화와 가족경영으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고 평가한 반면 스웨덴 공영TV SVT는 복잡한 지배구조로 세금을 빼돌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캄프라드 가문이 이처럼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는 뭘까.
이케아의 창립자 잉그바르 캄프라드는 1943년 스웨덴에서 시계·스타킹·넥타이·양말 등을 파는 1인 우편판매 업체를 시작했다.
1948년부터 가구를 판매하기 시작한 이케아는 1950년대 스웨덴 정부의 주택 100만호 건설사업에 힘입어 호황을 맞았다.
이케아는 그러나 당시 유행하던 우편방식이 아닌 직접 주문해 조립하는 DIY방식을 채택하면서 소비자들의 큰 인기를 얻는다.
소비자들은 이케아 가구의 세 가지 특징으로 저렴한 가격, 좋은 품질, 양질의 디자인을 꼽는다.
이케아는 세계 55개 국가의 1300여개 업체와 협력하는 이케아는 제품 중 약 48%를 신흥국에서 조달하는 방법으로 가격을 낮춘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인해 세계 가구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했던 지난해 이케아의 매출은 오히려 늘어났다.
지난해 이케아 매출은 전년에 비해 7.7% 증가한 235억유로 (36조원),순이익은 6.1% 늘어난 27억유로 (4조2200억원)였다.
이케아는 지난해 재정위기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했던 유럽에서도 변함없는 성장세를 보였다.
유럽 재정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PIIGS(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국가 중 하나인 스페인에서도 매출이 8.2% 늘었을 정도다.
그러나 복잡한 지배구조로 캄프라드 가문이 이케아의 탈세를 주도하고 가격인하를 위해 노동착취를 일삼은 결과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케아는 표면적으로 영리단체인 잉카홀딩과 비영리단체인 스티슈팅 잉카 재단의 지배를 받는다.
잉카홀딩은 전 세계 36개국 235개 매장의 경영 디자인 구매 등 운영을 맡고 있는 네덜란드 지주회사다.
캄프라드는 지난 1982년에 보유 중이었던 회사 지분을 스티슈팅 잉카 재단에 기부했으며 창립자 가족은 재단에 대한 지배권이 없다고 밝혔다.
이같은 지배구조는 그러나 결국 탈세가 목적이었다고 SVT는 전했다.
캄프라드 주장과 달리 이케아 지배구조는 캄프라드와 그의 아내가 장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캄프라드는 잉카홀딩과 독립적으로 로열티를 관할하는 인터 이케아 시스템이라는 자회사를 네덜란드에 만들었다.
인터 이케아 시스템은 조세피난처로 유명한 리히텐슈타인에 위치한 인터로고재단이라는 비영리단체가 지배한다.
캄프라드와 그의 아내는 인터로고재단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하며 인터 이케아 시스템에 대한 지배권은 물론 상표권과 로열티도 소유하고 있었다.
전 세계 매장에서 벌어들이는 판매 대금의 3%가 인터로고 재단과 인터 인케아 시스템으로 흘러들어와 탈세로 이어졌다.
저가를 유지하기 위해 제3세계 아동노동 착취로 비난을 사기도 했다.
지난 1994년 스웨덴의 한 방송은 파키스탄의 어린이들이 저임금을 받고 이케아에 납품하는 현지 업체에 고용돼 양탄자를 짜고 있는 화면을 방영해 ‘현대판 어린이 노예’를 부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케아는 논란이 불거지자 유니세프와 협의한 끝에 현지 납품업자가 양탄자를 계속 납품하려면 어린이들을 의무적으로 학교에 보내도록 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