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도요타 자동차가 러시아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도요타는 미쓰이물산, 러시아 자동차 업체 솔러스와 손잡고 내년부터 블라디보스톡에서 승용차를 생산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 자동차 메이커 가운데 극동에 생산 거점을 두는 기업은 도요타가 처음이다. 블라디보스톡은 2007년 설립한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 이어 도요타의 두 번째 현지 생산 거점이 된다.
도요타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러시아 정부가 산업 활성화를 꾀하는 극동 지역 진출을 서둘러 급성장하고 있는 현지 시장을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러시아 정부는 극동 지역에 자동차 공업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도요타 외에 마쓰다와 닛산에도 진출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브토바즈와 GAZ에 닛산-르노 진영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파트너를 자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쓰이물산과 솔러스는 절반씩 출자해 합작사를 설립할 계획이며, 솔러스의 현지 공장을 활용하되 도요타의 부담으로 생산 기준에 맞춰 설비를 개조하기로 했다.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직접 출자는 하지 않기로 했다.
도요타는 부품을 일본에서 수출해 현지에서 조립하는 세미넉다운(SKD) 방식으로 세단과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조립한 차량은 미쓰이물산이 시베리아 철도로 운송해 러시아 전역에서 판매되도록 한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금융 위기 여파에서 벗어나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 2011년 신차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17% 증가한 224만대, 오는 2015년에는 사상 최대인 350만대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2년 문을 연 솔러스는 아브토바즈와 GAZ에 뒤잇는 러시아 3위 자동차 메이커로 금융 위기 여파로 악화한 실적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탈리아 피아트와 러시아 남부에서 합작 생산을 계획한데 이어 도요타와 새로운 파트너 관계를 맺은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러시아 정부가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서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내년 블라디보스톡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개최를 계획하는 등 극동 지역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현재 30%인 자동차 수입 관세를 단계적으로 인상할 방침을 표명,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의 생산 기지 건설을 부추기고 있다.
다만 극동지역의 지리적인 여건 탓에 부품 조달이 어려워 극동지역 시장 확대는 불투명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