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운업계 4위인 대한해운이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경영정상화를 위해 회생절차 개시(법정관리)신청을 했다고 공시했다. 해운·조선업계는 대한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에 놀라는 모습을 보였으나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해운은 계속되는 벌크선 시황 악화와 지난 2007~2008년 벌크선 운임지수(BDI) 1만 포인트 호황기 당시 장기(3~5년) 용선한 선박들의 높은 용선(임대)료가 원인이 돼 법정관리 수순을 밟았다.
대한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을 통해 벌크선사의 실정이 알려지자 최다 용선을 보유한 STX팬오션 등 벌크선 주력 업계에도 자연스레 우려의 시선이 건네졌다. 그러나 STX팬오션 측은 현재 STX팬오션은 호황기 당시 고가의 용선을 지난 2009년 초 대거 처분하고 이후 용선료가 안정된 후 재차 투자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STX팬오션은 2008년 당시만 해도 사선과 용선을 합쳐 500여척의 선단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고가의 용선료가 부담으로 작용하자 2009년 1월부터 220여척의 고가의 용선들을 반선, 수송 수요에 알맞는 선단 규모로 축소했다. 이후 이를 통해 점진적으로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STX팬오션은 현재 시세와 비슷한 수준으로 용선을 계약해 370여척의 용선을 비롯, 사선을 합치면 총 450여척의 선단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선단을 운용할 보유 화물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대한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이 다른 해운업계에 큰 영향을 주지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해운업계 전반에 대한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동안 어렵게 버티다가 결국 한계점에 도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조선업계 역시 이번 대한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이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삼성중공업, STX 등 주요 조선사들은 대한해운으로부터 수주받은 선박이 대부분 건조 전이거나 인도를 앞두고 있어 큰 피해는 없다는 주장이다.
다만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법정관리로 선박 두 척의 인도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현재 대한해운이 발주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이 오는 3월 인도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대한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연기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인도 지연으로 인도대금 지급이 늦어지더라도 전체 매출 대비 비중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미 80% 대금은 건네졌으며 통상적으로 인도대금은 전체 선가의 20% 수준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1년에 75척 이상을 건조하고 전체 건조량의 95%가 해외 건조인 만큼 대한해운의 법정관리가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