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빛과 색이 노래하는 ‘사랑의 비극’ 뮤지컬 ‘아이다’

입력 2011-01-19 11:00 수정 2011-01-1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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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신시컴퍼니
이집트로 끌려온 패전국 공주와 그녀에게 운명적 사랑을 느끼는 이집트의 용맹한 장군, 그런 그를 떠나 보내야만 하는 이집트 공주. 이 세사람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아이다’는 관객들에게 사랑과 부귀의 갈림길에서 선택과 고뇌를 끊임없이 요구한다.

2006년 첫 공연이 끝났을 때부터 꾸준히 공연문의가 있어 왔을 만큼 국내 관객의 반응이 뜨거웠던 ‘아이다’는 관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14일 5년만에 다시 막을 올렸다.

‘아이다’는 이집트의 공주 ‘암네리스’와 정약결혼을 맺은 이집트 장군‘라마데스’가 패전국의 공주 ‘아이다’를 사랑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비극으로 치닫는다. ‘암네리스’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라마데스’에게 자신을 택하고 평생 왕국을 소유할 것인가, ‘아이다’를 택하고 돌무덤에 묻힐 것인가를 묻는다.

이러한 딜레마 속에서 진정한 사랑을 택하고 돌무덤에 갇히는 ‘라마데스’에게 관객들은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을 느낀다. 동시에 어리석어 보이는 ‘진정한 사랑’에 대해 자문해본다.

이러한 철학적 자문을 강조하기 위함일까. 뮤지컬‘아이다’는 이들의 최후를 맞은 돌무덤을 보여주며 막이 오르고 동일한 장면으로 막이 내리는 액자식 구성을 취하고 있다. 조명 900개와 무빙라이트 90개가 동원됐을 만큼 화려한 조명감을 자랑한다.

‘암네리스’가 ‘라마데스’를 만나기 위해 옷을 고르는 장면에서는 패션쇼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의상과 조명에 관객들은 넋을 잃고 빠져든다. 극중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뿐 아니라 무대 조명으로 관객들의 감성을 매만져 나간다는 점이 아이다의 진수라 꼽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뮤지컬은 더블캐스팅으로 두, 세명이 한 공연의 배역을 맡지만, ‘아이다’는 한 배우가 공연 전체를 책임지는 원캐스팅으로 눈길을 모았다. 배우들 모두에게 막중한 책임감과 무대를 끌어나가는 카리스마를 요한다. 이런 면에서 주연배우 옥주현은 ‘아이다’를 통해 충분한 역량을 인정받았다. 음악감독 박칼린의 연출도 기대를 불러 모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무대의 가장 큰 장점이 외려 배우들의 연기력에 걸림돌이 되는 느낌이다. 너무 화려한 무대조명으로 배우들의 정확한 감정선이 빛을 발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관객들이 무대의 화려한 조명에 빠져 배우들의 연기에 빨려 들어가지 못하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뮤지컬 ‘아이다’는 오는 3월 27일까지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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