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테라'가 등장하면서 인기게임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엔씨소프트 '아이온'이 PC방 인기게임 순위 연속 1위 자리 신기록을 눈앞에 둔 가운데 '테라'가 이를 저지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PC방 점유율 1위 게임은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으로 14.12%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이어 지난 11일 공개 시범 서비스(OBT)에 들어간 한게임의 '테라'가 14.05%의 점유율을 차지, '아이온'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아이온'이 15세 이상 이용가인 반면 '테라'는 18세 이상 이용가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 게임의 점유율 격차(0.07%포인트)는 거의 없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테라'는 지난 11일 9.52%의 점유율로 '아이온'(16.46%), CJ인터넷의 '서든 어택'(10.37%)에 이어 단숨에 3위에 오른 뒤 다음날인 12일에는 '서든 어택'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테라'는 OBT 첫 날 최고 동시접속자수 16만명을 돌파하며 흥행 대박을 예고했으며 지난 주말에는 20만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게임업계에서는 '아이온'이 연속 점유율 1위 기록을 세울지, 경쟁작인 '테라'가 이를 저지할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현재까지 최장기 점유율 1위 게임은 '서든 어택'으로, 2008년 11월 11일 '아이온'의 OBT가 시작되기 전까지 무려 104주간 1위 자리를 고수했다. OBT 시작과 함께 '서든 어택'으로부터 1위 자리를 넘겨받은 '아이온'은 지난주까지 103주 연속 1위를 차지해 '서든 어택'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서든 어택'을 넘어 새로운 기록을 써 내려가려는 시점에 강력한 경쟁작인 '테라'가 출현한 것이다. '테라'는 신생스튜디오인 블루홀스튜디오가 4년여의 개발기간과 400억원의 투자비를 들여 만든 차세대 MMORPG로, 올해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혀왔다.
특히 '테라'는 박용현 전 엔씨소프트 '리니지3' 개발실장과 스태프들이 네오위즈 공동창업자이자 검색엔진 '첫눈'을 만든 장병규 의장, 김강석 최고경영자(CEO) 등과 손을 잡고 함께 만든 게임으로, 엔씨소프트와는 소송 문제로 얽히기도 했던 악연을 가지고 있다.
출시 전부터 '테라'는 국내 정액제 MMORPG 시장을 양분한 엔씨소프트와 블리자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틀을 깰 작품으로 여겨져왔다.'테라'가 흥행몰이에 나서자 엔씨소프트도 1위 수성을 위한 반격을 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우선 오는 26일부터 '아이온'의 2011년 첫 업데이트인 2.5 버전(주신의 부름)을 서비스한다. 아이온 2.5 버전은 공개 서비스 이후 처음으로 그래픽 업데이트를 진행했고 온라인게임 최고 수준의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을 확장해 무한대로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한다.
콘텐츠 면에서도 새로운 방식의 신규 인던이 2개가 추가됐고 낮은 레벨 유저와 레벨이 높은 유저가 함께 파티를 즐길 수 있도록 도우미 시스템을 도입했다.
'테라'의 유료화 시점도 경쟁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한게임은 오는 18일 '테라'의 유료화 시점 및 금액 수준에 대해 발표할 계획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아이온'에 이은 '테라'의 성공은 양 게임이 제로섬이 아닌 선의의 경쟁을 통해 국내 온라인 RPG 시장의 확대를 가져온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