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자동차 산업은 석유와 천연가스 등 자원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줄이고 산업대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으로 꼽히고 있다.
이란은 지난해 139만대의 차량을 생산해 세계 12위 자동차 대국에 올라섰고 같은 기간 성장 속도는 중국, 대만과 루마니아, 인도의 뒤를 이어 세계 5위를 기록했다.
자동차 산업이 이란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달하고 직접적 고용인원은 이란 전체 근로자의 2.3%인 50만명에 달한다.
이란 자동차 산업의 성장에는 중동 최대 자동차 업체인 코드로의 약진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드로는 지난 2009 회계연도(지난해 4월~올해 3월)에 68만대의 차량을 생산했고 이번 회계연도에 78만5000대의 차량을 생산할 계획이다.
코드로는 지난 3~9월에 차량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35만1372대에 달했고 같은 기간 판매량도 전년에 비해 32% 늘어난 35만9359대를 기록했다.
코드로는 내수시장뿐 아니라 해외 시장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다.
회사는 이번 회계연도에 수출 비중을 전체 생산량의 7%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장기적으로는 20%선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코드로는 현재 30개국에 자동차를 수출하고 있고 시리아와 베네수엘라, 벨라루스, 이집트, 세네갈과 아제르바이잔 등에 공장이 있다.
특히 아제르바이잔에서 코드로는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
현지 업체와의 합작사인 아즈사만드는 연간 2만5000대 규모인 아제르바이잔 시장에서 무려 1만대의 차량을 생산하면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는 지난달 이란의 코드로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란 자동차 산업이 이룩한 성취는 이란 국민의 자부심이며 영광”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대부분의 이란 제조업들처럼 코드로도 해외 업체로부터 부품을 들여와 조립 생산하는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프랑스 푸조 시트로엥의 푸조 206과 푸조 파르스, 푸조 405 등의 모델을 들여와 조립 생산하고 있고, 조만간 독일 다임러 벤츠와 연계해 메르세데스 벤츠 900클래스 엔진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란의 국민차인 ‘사만드’는 코드로의 대표적 모델이다. 지난 2008년 공개한 사만드 소렌은 효율적인 엔진 시스템으로 이란에서 최초로 ‘유로3’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시켰다. 올해 공개한 사만드 소렌의 전기차 버전은 한번 충전 후 200km를 주행할 수 있다.
이란 내 자동차 생산량의 33%를 차지하고 있는 2위 자동차업체 사이파는 우리나라의 기아차 ‘프라이드’의 현지 생산업체로 유명하다.
사이파는 지난 2005년까지 기아와 합작해 프라이드를 생산, 판매했고 현재 기아로부터 라이선스를 넘겨받아 ‘사바’와 ‘나심’이라는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