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철강사인 신일본제철(이하 신일철)이 인도 철강업체와 손잡고 현지 동부 오리사주에 고로를 건설할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30일 신일철이 인도 2위 철강업체인 타타제철과 합작으로 오리사주에 고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사는 2013년 착공을 목표로 자동차용 강판 등 연간 철강 생산량 300만t 규모의 설비를 건설할 계획이다.
신일철은 일본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라고 판단, 자동차와 건설 수요 증가에 따라 철강시장이 급성장하는 인도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또 엔화 가치가 달러화에 대해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면서 수익 체질 개선을 위한 대책으로도 해석된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고로 건설은 오리사주에 고로 건설을 계획한 타타가 신일철에 먼저 합작 건설을 제안, 신일철이 적극 검토에 나서면서 진전을 보인 것이다.
고로 공동건설을 위해 타타제철의 헤만트 네루르카르 사장이 10월초 일본을 방문해 신일철의 무네오카 쇼지 사장과 회동을 갖고 고로 건설을 포함한 협력관계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신문은 전망했다.
양사는 연간 300만t 규모의 고로 1기를 우선 건설하고 이후 수요가 증가하면 2기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설비투자 규모는 고로 1기당 2000억~3000억엔(약 2조7300억~4조원) 가량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타타의 지난해 조강 생산량은 650만t으로 인도에서는 국영 철강업체인 SAIL에 뒤이어 2위를 자랑한다.
타타는 이번 제휴로 자동차용 고급 강판 생산을 강화하고 환경기술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인도의 일본 자동차 메이커에 강판을 공급하고 있는 신일철은 현지에 고로를 건설함으로써 공급력을 대폭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일철 외에도 인도 진출을 도모하는 일본기업들이 두드러지고 있다.
JFE스틸은 인도 철강 대기업 JSW스틸에 15% 가량 출자를 결정했고, 고베제강소는 SAIL 등과 합작으로 회전고로를 사용한 제철설비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스미토모금속공업도 인도의 브살스틸과 고로 건설을 검토 중이다.
인도의 지난해 조강 생산량은 5600만t으로 세계 5위를 차지했다. 이는 2002년의 2배로 성장한 수준. 그러나 해외 기업들의 잇따른 진출로 10년 후에는 현재 2위인 일본의 세 배에 해당하는 3억t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일본의 대형 철강사들은 엔화 강세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세계 최대 기업인 아르셀로르 미탈 등과 경쟁하기 위해선 급성장하는 신흥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가 급선무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