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진출 외국은행 고전

입력 2010-09-16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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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BC 지난해 세후 이익 60% 급감...정부규제 영향

중국에 진출한 외국은행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HSBC은행 중국법인의 지난해 세후 이익이 전년보다 60% 감소한 7억1800만위안(약 1240억원)을 기록하는 등 중국 진출 외국은행의 실적이 부진을 보였다고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이 다국적 회계법인 KPMG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스탠더드채터드의 세후 이익도 지난해 전년에 비해 34% 줄어든 4억2300만위안을 기록했고 JP모건체이스는 6600만위안으로 세후 이익이 21% 감소했다.

반면 중국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1286억5000만위안에 달했고 중국 2위 은행 건설은행은 같은 기간 순익이 15% 늘어나는 등 현지은행은 순조로운 성장세를 보였다.

HSBC 중국법인 대변인은 “지난해는 낮은 금리로 인해 도전의 시기였다”면서 “우리는 중국 투자를 지속할 것이고 중국은 여전히 HSBC의 이머징마켓 전략의 핵심”이라고 언급했다.

요안나 필딩 스탠더드채터드 중국법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금리마진이 줄고 지난해 중국 수출이 약세를 보인 것이 은행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중국 전략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탠더드채터드는 현재 이익의 절반 이상이 아시아에서 나오지만 지점 네트워크는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외국계 은행은 모회사의 재원 조달에 대한 중국의 규제로 은행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어 왔고 중국에서 대출 확대의 기반이 되는 예금을 유치하는 것도 현지은행에 비해 힘들다.

외국 금융기관의 소매금융 네트워크 구축에 필요한 정부 인허가 과정이 매우 느리기 때문.

지난해 대출과 예금의 이자율 차이가 줄어든 것도 외국계 은행의 이익률을 감소시켰다.

현지은행은 이자율 차이가 좁혀진 것에 대해 신규대출을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리는 것으로 대응했지만 외국계 은행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및 현지 네트워크 부족으로 대출을 확대할 수 없었다.

중국 정부는 외국계 은행에 내년까지 예금 대비 대출 비율을 75%로 줄일 것을 지시해 외국계 은행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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