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④ 중국이 도움될까?...기대는 금물

입력 2010-07-29 06:19 수정 2010-07-29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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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제로 美경제 어디로

(편집자주: 미국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이 걷히지 않고 있다. 지표가 혼조세를 지속하면서 경기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데다 일각에서는 더블딥 가능성이 50% 이상이라는 주장도 출현하고 있다. 4회에 걸쳐 미국 경제를 진단한다)

<글 싣는 순서>

① 美경제 탈출구가 없다

② 美 경제 둔화 이유 6가지

③ 부동산시장 회복은 언제?

④ 중국이 도움될까?...기대는 금물

미국이 주택 및 고용시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경기회복세가 둔화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최근 긴축정책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11.1%를 기록하는 등 선진국 경제 가운데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회복세 둔화 속에서 중국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실 중국과 미국의 경제관계는 이미 서로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무역불균형을 개선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다짐과 달리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갈수록 커져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미 하버드대 니얼 퍼거슨 경제사학과 교수는 지난 2007년에 ‘차이메리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이는 중국과 미국의 경제적 상호의존적인 공생관계를 표현한 말로 중국은 미국에 대한 무역수지 흑자를 바탕으로 미국 채권을 꾸준히 매입하고 미국은 채권발행을 통해 경제를 계속 꾸려나갈 수 있는 상황을 설명한 것이다.

미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차이메리카’를 올해의 신조어로 선정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중국의 파워를 나타냈다.

미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는 세계 각국의 대미 수출로 이어지면서 세계 경제를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해왔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는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이끌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벤 버넹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7월 “미국 소비가 이전처럼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이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실시하는 것도 미국 소비를 대체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외환보유고는 지난해말 기준 2조4000억달러(약 2844조원)로 세계 외환보유고의 30.7%를 차지하고 있고 중국은 미국의 최대 채권국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국의 지난해 에너지 소비량이 석유로 환산해 22억5200만t을 기록해 21억7000만t을 소비한 미국을 4% 앞서 세계 최대 에너지 대국으로 부상했다고 지난 19일 발표했다.

중국이 이를 황급히 부인하긴 했지만 중국측 통계에서도 중국의 에너지 소비량은 미국과 대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빠른 경제발전에 힘입어 중국 내수시장도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시장은 지난해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했고 인터넷 사용자수는 4억명을 돌파했다.

중국 정부는 수출의존형에서 내수주도형 경제구조로 중국 경제를 개혁하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빠른 발전이 미국경제를 구할 것이라는 믿음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무엇보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36%에 불과할 정도로 낮고 소비규모가 미국의 절반 수준인 것이 문제다.

중국 도시 근로자의 평균임금이 지난 2002년 연간 1832달러(약 220만원)에서 2008년에 4311달러로 올랐지만 세계 경제를 받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더구나 미국 근로자의 평균임금은 지난 2008년에 4만1335달러로 중국의 10배에 달했다.

중국가계의 38%라는 지나친 저축률도 소비를 활성화 시키는 데 방해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저축률이 높은 것은 의료보험, 노후 보장 등 중국의 복지정책이 미흡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불안을 느껴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스티븐 로치 모건 스탠리 아시아법인 회장은 “중국은 사회 안전망을 확충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저축을 줄이고 소비를 늘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경제가 부채를 바탕으로 한 투자에 의존하고 있는 것도 불안요소다.

중국 경제에서 외국인 직접투자(FDI) 등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44%로 보다 더 현대화돼 있는 일본이나 한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중국의 주요 국영은행 대출규모는 지난해 중국 경제생산의 3분의 1에 달했고 올해도 GDP의 2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금융감독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은행권의 지방정부 대출 중 20% 가량이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은행권의 지방정부 부실채권 규모는 전체 대출규모 중 4%에 달해 아직 큰 문제는 되지 않지만 세계 경제의 불확실 속에 중국 은행권의 신용능력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낳아 향후 중국경제의 위협요소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중국이 지난달 무역흑자가 200억2000만달러로 9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무역불균형이 확대되고 있지만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미흡한 것도 미국의 불만을 사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19일 달러페그제를 폐지하고 관리변동환율제로 복귀해 위안 절상에 대한 기대가 커졌지만 현재 위안 절상은 0.7%선에 그쳐 미국의 실망감이 더욱 커졌다.

조달시장에서 자국기업을 우대하는 등 겉으로는 무역자유화를 외치면서 속으로는 보호무역주의 성향이 강한 정부의 이중적 태도에도 비판이 커지고 있다.

제프리 이멜트 제네럴일렉트릭(GE) 최고경영자는 지난 1일 “중국정부는 점점 더 보호무역주의로 돌아가고 있고 GE는 중국 진출 25년만에 가장 악화된 사업환경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이멜트 CEO는 지난 2008년 “GE는 올해 중국에서 100억달러(약 12조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2008년 GE의 중국 매출은 47억달러였고 지난해는 53억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면으로 볼 때 중국이 GE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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