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동 한 주택가에 외관이 클래식컬하고 아이보리톤의 아담한 아파트 단지가 자리잡고 있었다. 30년된 낡고 허름한 아파트가 불과 만 2년에 걸친 리모델링 공사를 완료하고 새 아파트로 재탄생했기 때문이다.
14일에 찾아간 영등포구 당산동 3가 559번지에는 13층 높이 3개 동으로 구성된 '쌍용 예가 클래식'(옛 평화아파트)이 리모델링 공사 준공을 막 끝내고 입주민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었다.
1978년 완공으로 된 이 아파트는 30년 된 골조를 유지한 상태에서 지하 2층까지 주차장을 조성해 지상에 차가 없는 아파트로 만들었다. 이 아파트는 또 기둥과 벽체를 특수철판으로 보강함으로써 1개층을 수직증축 한 것이 특징이다.
국내 아파트 최초로 벽체에 댐퍼 (Damper, 진동 흡수 장치)를 매립해 진도 6.5~7 규모의 지진을 견딜 수 있도록 골조를 보강했다.
아파트의 리모델링 공사를 맡은 쌍용건설 관계자는 "완공되기까지 공사기간은 단 24개월로 재건축보다 약 6개월~1년 빠르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리모델링을 통해 가구당 면적이 늘어났다. 72.6㎡(22평)는 93.5㎡(28평)로, 92.1㎡ (28평)은 115.3㎡(34평), 111.4㎡(34평)는 137.7㎡ (41평)으로 넓어졌다.
면적 산정 법규가 바뀐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약 20~33㎡ (6~10평)이 늘어난 셈이다. 세대별 공사비는 약 9000만 원~1억7000만원이 들었다.
옛 아파트에서는 주차가능 대수가 58대였으나 2개층의 지하주차장을 만들어 285대를 수용할 수 있게 됐다. 지하주차장은 썬큰(sunken)을 통해 자연채광이 가능해져 내부를 밝게했다.
아파트 지상에는 잔디 이야기 쉼터, 파고라 솔향기 쉼터, 모험놀이터, 수경공간 등으로 바뀌었다. 각 동 1층을 필로티로 띄운 공간과 지하 1층에는 로비 라운지, 세대별 락커 등 주민편의시설이 들어섰다.
양영규 쌍용건설 리모델링사업부장은 "안전성 논란이 있는 수직증축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 현장"이라며 "3~4층 수직 증축만 허용된다면 2베이 평면을 3베이로 만드는 등 최신 아파트와 차이가 없는 리모델링 아파트가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태만(50) 리모델링조합장은 "인근을 대표하는 좋은 아파트에 산다는 자부심 외에도 3.3㎡ 당 980만원 대였던 시세가 1700만원에 거래될 정도로 시세차익까지 얻었다"며 "특히, 지하 주차장과 1층 필로티, 주민공동 공간에 대한 입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밝혔다.
'쌍용 예가 클래식'은 16일 부터 입주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