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럴 바츠 야후 최고경영자(CEO)의 4720만달러(약 533억원), 크래프트푸즈의 아이린 로젠펠드 CEO의 2630만달러 상당의 보수 패키지를 필두로 미 대기업 여성 CEO들의 보수가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증시의 주요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구성 종목 가운데 여성 CEO는 단 16명이다. 블룸버그뉴스가 위임장 신고를 기초로 조사한 결과 이들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1420만달러로 남성 CEO들의 평균 연봉보다 43%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남성 CEO들의 연봉은 전년보다 5%가 깎였지만 여성 CEO들은 19%가 올랐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임원 연봉 컨설팅 업체인 베리타스의 프랭크 글래스너 CEO는 “지금까지 여성 CEO들의 연봉이 남성보다 많았던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이 같은 수치를 봤을 때 미 기업 사회에서 ‘유리천장’이 깨졌다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유리천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70년에 만든 신조어로 여성들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조직 내의 보이지 않는 장벽을 뜻한다.
뉴욕 대학의 쉴라 웰링턴 경영ㆍ조직학 교수는 “힘이 세고 강인한 인물들만이 살아남는 세계에서 여성 CEO들이 출세의 계단을 오르기 위해 노력을 거듭해 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성 CEO들의 높은 보수에 곱지 않은 시선도 적지 않다.
블룸버그 뉴스의 조사를 분석한 그리프 크리스탈 보수 컨설턴트는 “각 기업의 보수위원회는 여성에게 충분한 보수를 주지 않음으로써 문제를 일으키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과잉 지급하는 실수를 선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2009년도에 연봉이 전년보다 41%나 인상된 크래프트푸즈의 로젠펠드 CEO의 예를 들며 작년에 S&P500 지수는 21% 포인트나 빠졌는데 연봉을 그렇게 까지 높여 받은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로젠펠드가 연봉을 1800만달러로 낮춰 받았어야 했다며 16명의 여성 CEO의 연봉이 모두 과잉 책정됐다고 주장했다.
크리스탈의 보수 모델에 따르면 S&P500 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레이놀즈 아메리칸의 수잔 아이비 CEO와 프론티어 커뮤니케이션스의 메리 아그네스 윌더로터 CEO, 펩시코의 인드라 누이 CEO의 보수가 과잉 책정됐다.
워런 버핏 역시 지난 2일 주주총회에서 로젠펠드 CEO를 맹비판했다. 그는 크래프트푸즈가 초콜릿 회사 캐드버리를 119억파운드에 인수한 데 대해 너무 많이 지불했다며 ‘어리석은 거래’였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크래프트푸즈가 피자 사업부문을 네슬레에 37억달러에 매각한 것 역시 ‘바보 같은 거래’였다며 자기 같으면 그러지 않았을 것”이라고 로젠펠드 CEO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데일리 텔레그라프와의 인터뷰에서는 로젠펠드 CEO의 보수에 대해 “버크셔의 보수 체계는 아주 합리적이지만 미국에는 그렇지 못한 기업들이 너무 많다”는 답변으로 대신했다.
컨설팅 업체 파리엔트의 창업자인 로빈 페라코네는 “대기업 여성 CEO들의 연봉이 늘어난 것은 주목할 만하다”면서도 “일반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드문 일인만큼 이정표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