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다 · 아르마니...휴대폰도 명품시대 도래

입력 2009-10-1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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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제조사들 명품폰 잇달아 선보여... 기업이미지 제고에 효과

국내 명품 휴대폰시장이 본격 열린다.

스카이가 에스티 듀퐁과 제휴해 만든 듀퐁폰이 내달 중순 출시되고, 삼성전자의 아르마니폰이 최근 해외시장에 공개되면서 이달 중에 있을 국내 출시에 대한 기대도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LG전자 프라다폰이 독주해 왔던 국내 명품폰시장이 3각 경쟁 구도를 갖추면서 시장 형성 속도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명품폰이란 휴대폰 제조사가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와 손잡고 기획하는 프리미엄폰으로, 제품 디자인에서부터 이미지 사진, 배치, 마케팅전략까지 다른 분야 명품과 마찬가지로 철저한 브랜드 관리가 이뤄진다는 특징을 갖는다.

수십만 원에서 수천만 원을 오가는 명품들로 온몸을 치장하고 나서도 뭔가 아쉬움을 느끼는 명품 마니아들을 위한 소품인 셈이다.

명품폰 시장은 해외에서 먼저 활성화됐다. LG전자가 프라다폰을 출시했고 이에 앞서 모토로라는 ‘돌체앤가바나(DG)폰’을 출시했다. 삼성전자도 명품폰 까지는 아니지만 벳시존슨, 다이앤 본 포스텐버그, 안나수이 등 세계 최정상급 패션디자이너와 함께 패션 휴대폰을 해외 시장에 선보인 바 있다.

◆ 아르마니·프라다·듀퐁...휴대폰으로 재탄생

▲삼성전자 아르마니폰
삼성전자는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프리미엄 풀터치 스마트폰 '조르지오 아르마니-삼성 스마트폰'을 전격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함께 2007, 2008년에 이어 올해로 3번째로 내놓은 이번 전략 제품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모바일 최신 운영체제(WM 6.5버전)와 풀터치 스크린에 최적화된 이용자 환경(UI)을 갖춰, 한층 빠르고 강력해진 인터넷 브라우징 기능을 경험할 수 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조르지오 아르마니 CEO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세련되면서도 실용성을 강조하는 조르지오 아르마니 디자인 철학을 담은 혁신적인 디자인의 제품 "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또 이달 중, 국내 시장에선 처음으로 풀터치 스크린에 슬라이드 키패드를 장착한'조르지오 아르마니'폰을 선보이며 명품폰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스카이와 에스티 듀퐁이 함께 내놓은‘듀퐁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초반 반응도 뜨겁다. 이 제품은 상단 부분을 18K 금으로 장식했으며 3인치 대화면 LCD에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과 300만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90만원대에 3만대 한정판으로 출시될 예정인 이 제품은 최근 온라인 구매 예약을 실시(9일) 하루 만에, 접속자 폭주 현상으로 서버까지 다운될 만큼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12일 오전 10시까지 7200명에 가까운 소비자가 예약구매를 완료했다.

스카이 국내마케팅본부장 이용준 상무는 “스카이 듀퐁폰 온라인 구매 예약을 진행하면서 이렇게 즉각적인 뜨거운 반응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듀퐁폰은 에스티 듀퐁의 디자인과 고유문형, 소리까지 담아 기존 명품폰과 차별화시켰다"고 말했다.

LG전자는 2년 전 명품브랜드 프라다와 손잡고 전면풀터치 프리미엄폰인 프라다폰을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사실 당시만해도 타사에 비해 브랜드 선호도가 낮았던 LG전자는 세계 최초 풀터치폰이라는 타이틀보다 프라다폰이라는 타이틀을 앞세워 자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전자의 ‘프라다폰’은 2007년 6월 출시 이래 국내 20만대를 포함해 총 100만대의 판매고를 올렸고 차기작인 ‘프라다폰2’도 블루투스 액세서리 ‘프라다링크’를 합쳐 179만원이란 고가임에도 시판 첫 달에만 5000대가 팔려나가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프라다2는 HSPA 방식의 3G 휴대폰으로, 3인치 전면 터치스크린과 PC와 동일한 배열의 쿼티(QWERTY) 자판을 장착한 사이드 슬라이드 디자인을 채택하고 멀티터치를 지원하는 등 전작과 차별화를 꾀했다. 함께 출시된 손목시계형 블루투스 액세서리인 프라다 링크는 발신자 정보 표시, 문자메시지 확인, 통화 보류 및 거절 등의 편의 기능을 제공한다.

◆ 기업 이미지 높이고... 소비자도 우월감 가져

▲스카이 듀퐁폰
그렇다면 왜 휴대폰 제조사에서 명품폰을 내놓는 걸까?

최근 전세계적으로 휴대폰 시장이 성장하면서 주요 국가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이머징 마켓 몇 군데를 제외하면 휴대폰이 없는 사람은 찾기 힘들 정도.

결국 모두 갖고 있는 제품이라면 남들과 다른 제품을 갖고 싶어하는 욕구를 기반으로 명품이 탄생한 것처럼 휴대폰도 마찬가지란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프라다폰이나 듀퐁폰 등은 소비자의 시그니처를 새겨주는 행사와 함께 제품을 한정판으로 판매하며 ‘당신을 위한 단 하나뿐‘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프라다폰2를 구입한 직장인 김재일씨(29)는 "제품 성능에 대해 큰 기대를 갖고 구매한 것은 아니다“라며 ”‘프라다’라는 명품 메이커를 갖고 한정판으로 판매한다는 데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제조사 입장에서도 명품 브랜드를 통해 자사 이미지 제고는 물론 수익률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휴대폰 업계 관계자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명품 브랜드와 협력해서 제품을 만들었다는 것 차제가 품질과 브랜드를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명품 브랜드를 통해 회사 인지도와 선호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하지만 명품폰 자체가 고가이다 보니 수익률도 높다"고 밝혔다.

윤영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명품'은 장인정신을 기반으로 최고의 기술 및 품질을 추구하며 장기간에 걸쳐 고객과의 신뢰를 형성했기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데 효과적"이라며 “노키아가 1998년부터 초고가의 명품 수제 휴대폰 업체인 '버튜'를 설립하고 전 세계 50개국에 500개 매장을 별도로 운영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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