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대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 금액이 지난해 정비사업 총 수주액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0개 사 모두 '1조 클럽' 가입이 유력해 전반적으로 실적이 상향된 모습이다. 선별 수주 기조가 여전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사비 확보가 가능한 정비사업 수주에 속도를 낸 것으로 해석된다.
13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올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의 도시정비 누적 수주액은 이날 기준 약 21조208억 원이다. 이는 20조 원대에 그친 지난해 합산 수주액을 뛰어넘은 수치다.
10개 건설사는 각 1조 원 이상의 수주고를 올릴 전망이다. 이날 기준 현대엔지니어링을 제외한 9개사는 이미 1조 원 이상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지난해 누적 수주 규모가 1조 원을 밑돈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도 올해는 1조 원 이상의 일감을 따냈다.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연내 1조 원 이상의 실적 확보가 무난하게 점쳐진다.
적극적인 수주 공세로 5조 원 돌파가 임박한 건설사도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성남 중2구역 재개발(6782억 원)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7740억 원) △인천 부개5구역 재개발(5140억 원) △대전 도마·변동 16구역 재개발(7057억 원) △송파 가락삼익맨숀 재건축(6341억 원) 등 6곳의 사업지, 총 4조257억 원 규모를 수주했다. 올해 12월 수의계약을 앞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차 재건축(1조2831억 원)까지 따내면 업계 1위로 올 한해를 마무리 할 전망이다.
포스코이앤씨의 기세도 매섭다. 올해 포스코이앤씨는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1조3274억 원) △고양 별빛마을8단지 리모델링(4988억 원) △금정역 산본1동 재개발(2821억 원) △가락미륭아파트 재건축(2238억 원) △노량진1 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1조927억 원) △문래대원아파트 리모델링(1277억 원) △문래현대2차 리모델링(1737억 원) 등 총 10개 사업지, 4조7191억 원 규모를 수주했다.
이 밖에 연내 한남5구역 재개발(1조7583억 원)등 주요 사업지의 시공사 선정 총회가 예정돼 있어 10대 건설사의 누적 수주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업계는 여전히 보수적인 사업성 검토를 기반으로 선별 수주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보다 공사비 상승세가 한풀 꺾인 데다, 다수의 조합이 공사비 인상분을 적절히 반영한 금액을 책정하면서 입찰 부담이 줄었단 설명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수주한 사업지의 경우 작년이나 재작년 대비 건설사들이 입찰하는 데 있어서 현실적으로 수익성 검토가 가능한 공사비를 제시한 곳이 많았다"며 "공사비 급등세가 완만해 진데다, 조합에서도 이를 참작해 인상분을 반영한 상태로 입찰 공고를 내면서 부담이 줄어든 측면이 있다 "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의 정비사업 규제 완화 기조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정부의 국정 과제 자체가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한 주택공급 확대다. 이전 정부에선 서울 정비사업지에서 인허가가 수월하지 않았는데, 이번엔 관련 규제를 풀어서 속도를 내다보니 시공사 선정에도 속도가 붙은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