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만한 게 없다’…버핏의 버크셔, 현금보유액 사상 첫 3000억 달러 돌파

입력 2024-11-03 15:45 수정 2024-11-0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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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재무 보고서 발표
애플 1억 주(25%) 매각
자사주도 6년 만에 첫 매입 중단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AP연합뉴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AP연합뉴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94)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지속적으로 보유 주식을 대거 매도할 뿐만 아니라 자사주 매입까지 중단하면서 쌓인 현금 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300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크셔는 이날 3분기 재무 보고서를 통해 9월 말 기준 현금 보유액이 3252억 달러(약 449조 원)로 전분기의 2769억 달러에서 483억 달러가량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애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보유 주식을 또 대거 매각했기 때문이다. 이번 분기 주식 순매도 규모는 총 340억 달러에 달한다.

특히 버크셔는 2분기에 애플에 대한 투자 규모를 절반으로 줄인 데 이어 3분기에는 4억 주 가운데 1억 주 가량(25%)을 추가로 매도했다. 9월 말 기준 버크셔가 보유한 애플 3억 주의 가치는 699억 달러에 이른다. 애플은 여전히 버크셔의 투자 종목 중 최대 규모이지만 보유 지분 가치가 전분기의 842억 달러, 작년 말의 1743억 달러에 비해 크게 축소됐다.

일각에서는 버핏의 단짝인 찰리 멍거의 작년 11월 사망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랜 기간 기술주에 대한 투자를 꺼리던 버핏은 멍거의 의견을 반영해 2016년을 기점으로 애플 주식을 대량으로 매수했었다.

버크셔는 또 그간 현금보유액의 일부를 자사주 매입에 사용해 왔지만, 이번 분기에는 그마저도 하지 않았다. 버크셔가 자사주를 매입하지 않은 것은 2018년 이후 처음이다.

버크셔가 이렇게 현금을 쌓고 있는 것은 미국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면서 ‘가치투자의 대명사’인 버핏이 투자할 만한 새 ‘코끼리(대형 인수 대상 기업)’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버핏은 5월 연례 주주총회에서 “위험이 매우 낮고, 수익률이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되지 않는 한 투자를 서두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버크셔의 주가도 올해 25% 뛰어 시가총액이 9743억 달러로 늘었다. 8월 28일에는 처음으로 시총이 1조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CFRA리서치의 캐시 세이퍼트 애널리스트는 “버핏이 다른 사람들보다 미래 경제와 시장 상황을 더 비관적으로 보는 것인지 등 주주들은 그렇게 많은 현금을 계속 축적하고 있는 배경을 궁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크셔의 3분기 영업이익은 보험 인수 수입 감소 등으로 작년 동기보다 6% 감소한 100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축적한 막대한 현금은 버크셔 제국에 추가할 매력적인 회사를 발견할 경우 충분한 총알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버핏이 사망할 경우 그레그 에이블 버크셔해서웨이 비보험 부문 부회장 겸 버크셔에너지 회장이 경영권을 넘겨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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