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스라엘 지원에 물자수송 지출 277% 폭증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은 3분기 연방정부의 국방비 지출이 14.9% 증가(연율 환산)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라크 전쟁이 발발했던 2003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지출이 늘어난 것이다. 국방비 지출이 급증하면서 정부 전체 지출도 9.7% 늘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미사일에 대한 지출은 26.6% 급증했고, 군사용 전자제품에 대한 지출은 15.8% 늘었다. 무기지원 서비스 지출은 25.7% 불어났고, 특히 물자 수송에 대한 지출은 277% 폭증했다.
2022년 2월부터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이 계속되면서 미국의 국방비 지출이 최근 2년 새 급격히 증가했다. 여기에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가자전쟁이 최근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로 확전되는 등 중동의 군사적 긴장까지 겹치면서 3분기 미국 국방비 지출이 크게 불어났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3분기 국방부가 새로운 국방 프로그램에 대한 연방계약을 체결하거나 기존 계약에서 생산량을 늘린 것도 지출 증가로 이어졌다.
다만 이 같은 증가세가 계속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산탄데르캐피털마켓의 스티븐 스탠리 선임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연초 국방부의 해외 원조 패키지가 의회에서 수개월 간 통과되지 못했는데, (의회에서 통과된 이후)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로 현재 서둘러 물자를 보내고 있다”면서 “앞으로 국방비 지출 부분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의회는 4월 말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대만 지역 동맹국 지원을 위해 총 950억 달러(약 131조 원) 규모의 국가 안보 추가 자금 지원법안을 승인했다. 해당 법안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을 반대하는 공화당이 막판에 찬성하면서 6개월 만에 통과됐다. 950억 달러 지원 패키지 중 610억 달러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할당됐다.
한편 이날 발표된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속보치는 연율 2.8%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망치 2.9%를 소폭 밑도는 것이다. 소비지출(3.7% 증가)과 국방비 지출을 포함한 연방정부 지출 증가가 3분기 미국 경제 성장세를 뒷받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