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가입자가 기존 운용상품을 해지하지 않고 다른 금융사로 옮길 수 있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31일부터 시행된다. 약 400조 원 규모의 퇴직연금 시장을 놓고 은행·보험·증권업계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1일부터 퇴직연금 사업자 44개 중 37개사에서 퇴직연금 실물이전이 시작된다. 퇴직연금 가입자는 새롭게 계좌를 옮기고자 하는 퇴직연금사업자에서 퇴직연금 계좌를 개설한 후 이전신청서를 접수하면 된다.
신탁계약 형태의 원리금보장상품, 공모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 주요 퇴직연금 상품은 대부분 실물이전이 가능하다. 다만, 실물이전은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형 퇴직연금(IRP) 등 동일한 제도 내에서 이전 가능하다. 퇴직연금 운용 상품의 특성, 계약 형태에 따라 실물이전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3분기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400조87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4% 늘었다. 적립규모는 은행(210조2811억 원), 증권(96조5328억 원), 보험(93조2654억 원) 등의 순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퇴직연금 시장 규모가 2033년에는 940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업계는 퇴직연금 시장 고객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은행권은 퇴직연금 상품을 다양화하며 고객 붙들기에 나섰다. 증권사는 높은 퇴직연금 수익률을 앞세워 신규 고객확보를 노리고 있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소비자의 적극적인 상품 선택 및 이동으로 퇴직연금 사업자와 운용사의 자산배분 상품 경쟁 촉진이 예상된다”며 “특히 연금 상품의 수익률 개선 노력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