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내부자 자사주 매입 10년래 최저
버핏은 현금 쌓고 빅테크는 자사주 매각
3분기 애널리스트 실적 기대치도 하향
올해 역대급 ‘강세장’을 이어 온 뉴욕증시가 시험대에 올랐다. 기업 내부자들의 자사주 매입 비중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데다가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마저 낮아지면서 랠리가 꺾일 수 있다는 약세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대표 주가지수인 S&P500지수는 올해 들어 21%가량 뛰면서 1997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종가 기준 연중 43차례나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S&P500 종목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보다 8조 달러(약 1경779조 원) 이상 불어났다.
하지만 회사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임원 등 기업 내부자들은 선뜻 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다. 기업 내부자 거래 전문 정보업체 워싱턴서비스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미국 기업 임원과 이사들의 자사주 매입액은 23억 달러로 2014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적었다.
또 인사이더센티먼트닷컴에 따르면 기업 임원과 이사가 자사주를 거래한 미국 기업 중에서 순매수였던 곳은 7월 기준 전체 15.7%에 불과했다. 이 또한 10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해당 수치는 8월 25.7%까지 반등했다가 지난달 다시 21.9%로 떨어졌다. 이 또한 10년 평균인 26.3%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는 막대한 현금 더미를 쌓아 두고 있다. 이 회사의 현금 보유액은 6월 말 기준 사상 최대인 2770억 달러로 집계됐는데, 버핏이 쉽사리 매물을 찾을 수 없을 만큼 시장이 고평가됐음을 의미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5월 세계 경제에 대해 조심스러운 비관론을 제기하면서 “JP모건 주가가 비싸다”고 언급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설립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 빅테크 기업 리더들은 상당한 규모의 자사주를 팔아치웠다고 WSJ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이 하락장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네자트 세이훈 미시간대 로스 경영대학원 교수는 “내부자 거래는 전체적인 향후 주식 투자수익률을 알려주는 매우 강력한 예측 변수”라며 “평균 이하라는 사실은 미래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내부자들은 경기침체에 따른 주가 하락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3분기 실적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기대치마저 낮아졌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S&P500 기업의 3분기 순이익이 1년 전보다 4.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7월 예상치인 7.9% 증가에서 대폭 하향된 수치다.
애덤 파커 트리바리에이트리서치 설립자는 “투자자들은 기업이 지출을 연기하는지 수요가 둔화했는지 지정학적 위험과 거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고객이 다르게 행동하고 있는지 등을 보고 싶어 한다”며 “세계적으로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으므로 기업 실적과 가이던스(자체 전망)가 특히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