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내 재정준비금 바닥 전망”
11일(현지시간)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올해 러시아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3% 이상 성장해 대부분 선진국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실업률도 사상 최저에 가깝고 루블화 역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율은 6월 8.6%로 중앙은행 목표치인 4%를 웃돌았지만 현금 소득이 전년 동월 대비 14% 증가하며 러시아인들의 구매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실제 러시아 최대 금융기관인 스베르방크는 6월 소비자지출이 명목상 전년보다 2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전쟁 시기의 막대한 재정 지출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라고 풀이했다.
러시아 경제의 이러한 흐름은 우선 적자재정 확대 정책이 주요 원인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올해 GDP 대비 2% 수준의 적자 예산을 편성했다.
2010년대부터 축적한 막대한 재정준비금이 뒷받침하고 있다. 정부 지출은 2022년과 2023년에 연평균 15% 증가했으며, 올해는 이보다 약간 더 적은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재정 추가 지출의 대부분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되고 있는데, 전쟁 지원 보너스를 지난달 2배로 인상하고 사망자 유족 보상에도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푸틴은 긴축 재정을 포기했으며, 오늘의 파티를 위해 어제의 저축을 사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해 중국·인도 등과 같은 우호적인 국가에서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해 루블화 가치를 떠받치고 있는 것도 전시경제가 호황을 유지한 배경이다. 이는 수입물가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파티 지속 가능성에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현 추세대로라면 재정준비금이 5년 정도면 고갈되고, 그 사이 정부는 고금리로 인한 높은 차입 비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푸틴은 전쟁에서 이겨야 함에 따라 이러한 파티를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