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상품시장 규제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체 회원국 평균 수준에 역대 최초로 근접했다는 지표가 나왔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OECD가 이날 발표한 2023년 상품시장규제지수(PMR) 평가 결과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38개국 중 20위(1.35)로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최초 발표된 1998년 이후 한국이 OECD 평균 수준을 처음 달성한 것이다. 중국 등 OECD 비회원국을 포함한 통계 기준으로는 47개국 중 22위다. 규제 강도가 강할수록 PMR 순위는 하락한다.
PMR은 각 국가 공무원을 대상으로 총 924문항의 설문조사와 OECD 무역원활화 지수 등 외부 지표 3개를 활용해 산출하는 방식으로 매 5년 주기로 발표한다. 개별 국가의 상품시장 규제 정책을 평가하고 시간 경과에 따른 개혁 진행과정을 추적하기 위한 목적이다. 한국의 역대 PMR 순위는 △1998년 21위(전체 28개국) △2003년 22위(30개국) △2008년 26위(30개국) △2013년 31위(34개국) △2018년 33위(38개국) 등이다.
이번 평가 결과를 부문별로 살펴보면 한국은 △규제 영향 평가(3위) △행정·규제부담(14위) 및 △정부 소유에 의한 왜곡(15위) 부문 등에서 우수한 규제 환경으로 평가받았다. 반면 △서비스·네트워크 분야 진입장벽(24위)은 OECD 중위 수준, △기업활동 개입(36위) △무역·투자 장벽(36위) 부문 등은 낮은 평가를 받았다.
'규제 영향 평가' 부문은 △경쟁에 대한 영향 평가(1위) △이해관계자 참여(3위) △청탁 규제 선진성(8위) 모두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행정·규제부담' 부문에서는 △강한 자격·허가(28위) 제도에도 불구하고 규제 소통·간소화 절차(1위) △기업 행정부담(5위)에서 우수한 평가를, △자영업 행정부담(10위)에서 양호한 평가를 받았다.
'정부 소유에 의한 왜곡' 부문도 △양호한 공기업 범위(11위) △공기업 지배구조(19위)를 바탕으로 OECD 평균보다 약한 규제 수준을 가진 것으로 평가됐다.
'서비스·네트워크 분야 진입장벽' 부문은 △네트워크 분야의 강한 진입장벽(31위) △양호한 서비스 분야 진입장벽(17위)로 구성됐고, 부진한 평가를 받은 '기업활동 개입', '무역·투자장벽' 부문은 가장 선진적으로 평가받은 비관세 무역장벽(1위)을 제외하면 △소매가격 통제(36위) △네트워크 분야 정부개입(37위) △공공조달 접근성(30위) △관세장벽(37위) △외국인 직접투자(FDI) 장벽(30위) 등 대다수 하위 부문이 강한 규제 수준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제사회에서 우리 규제 환경이 합리적으로 평가받고 대내외적으로 우수한 시장 시스템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7월에 발표한 역동경제 로드맵에 따라, 평가 결과 중 다소 미흡했던 부문을 포함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핵심 규제를 적극적으로 개선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