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 남미 볼리비아 쿠데타 발생…대통령 “시민들 맞서 달라”

입력 2024-06-27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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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면 위기 수니가 장군 ‘쿠데타’ 주도
탱크 장갑차 앞세워 대통령 관저 진입
아르세 대통령 “국민이 맞서야” 호소

▲볼리비아 헌병이 26일(현지시각) 수도 라파스 도심에서 일반시민의 무리요 광장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볼리비아 헌병이 26일(현지시각) 수도 라파스 도심에서 일반시민의 무리요 광장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남미 볼리비아에서 군사 쿠데타가 발생, 군부와 행정부가 맞서고 있다.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시민들이 맞서달라”며 호소했다.

26일(현지시각) 로이터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볼리비아 군부 핵심 지도부는 “무너진 조국을 되찾겠다”며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 대통령궁에 무력으로 진입했다. 현지 TV 방송 매체들은 매우 급했던 당시 상황을 생중계했다.

무장한 볼리비아군 장병들은 이날 오후 탱크와 장갑차 등을 앞세운 채 수도 라파스 무리요 광장에 집결했다. 무리요 광장 앞에는 대통령궁(정부청사)과 국회, 대성당이 자리하고 있다.

볼리비아군은 청사 앞을 장악한 채 시민들의 통행을 일부 통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군부의 장갑차가 청사 건물 입구를 파괴한 것으로 관측된다.

아르세 대통령은 이를 쿠데타 시도로 보고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규정에서 벗어난 군대 배치가 이뤄졌다. 민주주의는 존중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장병들의 이동은 후안 호세 수니가 장군 명령에 따라 진행됐다고 현지 일간 엘데베르는 전했다. 합참의장이었던 수니가 장군은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모랄레스 전 대통령을 겨냥, 최근 민감한 정치적 언사를 몇 차례 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에서는 수니가 장군이 대통령에 의해 해직될 위기에 처하자, 병력을 동원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날 아르세 대통령은 청사 안에서 수니가 장군과 대면하고 “군 통수권자로서 이런 불복종을 용납할 수 없으니 철군할 것”을 요구했다.

아르세 대통령은 각료들과 함께한 별도의 긴급 대국민 연설에서 “볼리비아가 군의 쿠데타 시도에 직면했다”며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저와 내각 구성원은 이 곳에 굳건히 서 있다”고 역설했다.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 주변국과 유럽연합 등 국제사회는 일제히 군부의 무력 행위를 성토했다.

볼리비아 주재 한국대사관은 이날 홈페이지 긴급 안전 공지를 통해 수도 라파스 도심 대통령궁 인근 접근을 삼갈 것을 교민과 여행객에게 당부했다.

주볼리비아 대사관은 "오늘 오후 일군의 무장 군인이 무리요 광장을 점거하고 대통령궁에 진입했다"며 "군의 정치개입에 반대하는 시민을 해산하기 위해 최루가스를 쓰는 등 굉장히 위험하고 불안정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로이터통신은 “쿠데타를 시도했던 볼리비아군이 대통령궁 인근 광장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상황은 전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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