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생존자의 과반은 재발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으로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전문 리서치 서비스 ‘리슨투페이션츠’는 6월 첫째 주 암 생존자 주간을 맞아 ‘암 생존자가 일상생활 복귀 시 겪는 어려움’이라는 주제로 5월 29일부터 6월 11일까지 2주간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13일 결과를 발표했다.
암 생존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는 리슨투페이션츠의 세 번째 설문조사로, 암 생존자들의 더 나은 투병환경을 조명하고자 진행했다. 암 생존자 111명이 참여해 경험을 공유했다.
응답자의 66%는 정서적 어려움(우울, 무기력, 불면, 재발에 대한 두려움 등)을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매우 많다(20%) △많다(46%) △보통(26%) △적다(6%) △매우 적다(2%) 등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정서적 어려움의 종류로는 재발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66%)이 가장 많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이어 자신감 저하와 무기력(12%), 피로감(11%)도 적지 않은 응답률을 보였다. 우울과 흥미 상실(5%), 외로움과 고독감(3%) 등도 암 생존자들의 고충으로 꼽혔다.
구체적으로 ‘직장에서 성공을 위해 달려가다 넘어진 느낌이라 업무에 흥미를 잃었다’, ‘회식 등 사내 활동에 참여하지 못한다’ 등의 경험이 공유됐다.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 역시 응답자의 43%가 많은 어려움을 호소했다. 구체적으로 △매우 많다(11%) △많다(32%) △보통(29%) △적다(18%) △매우 적다(10%) 등의 응답률이 집계됐다.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 어려움의 원인으로는 건강 악화에 대한 우려(34%)와 암 환자에 대한 주변인들의 이해 부족(25%)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신체적 어려움(17%)과 조직생활에 대한 두려움(9%), 정서적 어려움(8%), 사회적 편견과 차별(7%) 순으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사회생활의 어려움(취업, 직장복귀 등 경제생활)의 정도를 묻는 질문에는 △매우 많다(23%) △많다(41%) △보통(22%) △적다(11%) △매우 적다(3%) 등의 응답률이 집계됐다.
한편, 암 생존자들의 신체적 어려움 역시 일상생활에 타격을 주는 것으로 파악됐다. 응답자의 58%는 신체적 어려움을 ‘많이’ 경험한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일상생활에서 겪는 신체적 어려움(피로, 통증, 부종 등)의 정도를 묻는 질문에 △매우 많다(16%) △많다(42%) △보통(27%) △적다(10%) △매우 적다(5%) 등의 응답률이 집계됐다.
이들이 겪는 신체적 어려움으로는 피로(50%)와 신체 기능 저하(25%)가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통증(9%)과 부종(4%)을 경험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의 자문을 맡은 유은승 고려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암 생존자들은 피로 개선을 위해 근거가 부족한 보완·대체요법이나 건강보조식품 등에 큰 비용과 시간을 들인다”라며 “장기간 지속되는 피로는 건강에 대한 우려를 낳고, 이는 곧 재발에 대한 두려움을 증가시키는 악순환을 보인다”라고 우려했다.
유 교수는 “국내외에서 피로와 암 재발 두려움을 완화시키는 데 효과적인 치료법들이 개발돼, 효과가 보고되고 있다”라며 “국내 의료현장에서도 피로와 암 재발 두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명성옥 리슨투페이션츠 대표는 “국내 암 생존자 수가 200만 명을 넘어선 지 수년째지만, 그들의 사회복귀는 여러 면에서 어려움이 많다”라며 “앞으로도 리슨투페이션츠는 암 및 중증질환 환자 중심의 목소리를 전해 사회가 깊은 통찰력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